(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거의 3개월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9bp 내린 2.872%를 기록했다. 지난 8월 31일 이후 가장 낮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0bp 내린 3.134%를 나타냈다. 9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5bp 내린 2.756%에 거래됐다. 9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장중 10bp 이상 급락하며 100일 이동평균선인 2.747%를 하회하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11.0bp에서 11.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가 애도의 날로 하루 휴장했던 미 국채시장은 거의 한 달 동안 지속 중인 상승 흐름을 쉬지 않고 이어갔다.

무역 전쟁 휴전 결정 이후 잠잠해졌던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며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무역 휴전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졌다.

다만 최근 장기물 위주의 랠리와 달리 이날은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계속해서 낮아진 결과다.

연준은 오는 18~19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도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다만 내년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으며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내년 연준이 꾸준한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FOMC 투표권이 없는 그는 연준이 금리 정상화 계획에 있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최근 가파른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큰 폭 하락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었고 위험회피 심리를 키웠다.

캔토 피츠제럴드 LP의 브라이언 에드먼즈 금리 대표는 "지금 당장 위험을 피해야 해서 국채를 사고 있다"며 "위험회피는 더 진행될 여지가 있어 이런 분위기에서 먼저 나서서 빠져나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돌발 악재로 아시아와 유럽 주가는 큰 폭 하락했고, 미국 주가도 장중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장중 8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이미 전 거래일에 80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10월 10일 이후 최악의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스리-쿠마 글로벌 전략의 코말 스리-쿠마 회장은 "흐름이 완전히 변했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데드캣 바운스'를 보지 못한 채 전 거래일 대규모 조정에 이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는 사실은 주식에 더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이날 지표 역시 부진해 미 국채 수요를 높였다.

10월 미국 무역적자는 10년래 최대로 늘어났고, 11월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적었다.

이제 투자자들은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고용보고서에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률 곡선 역전 임박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고용이나 실업률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메리컨 센추리 인베스트의 존 로비토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익률 곡선이 많은 경기침체 예측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낮은 실업률과 건강한 고용 증가는 미국 경제에 대한 늘어나는 공포가 과도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향후 12개월 안에 침체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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