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상장폐지 위기를 넘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처분하는 등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7일 거래일 중 첫 거래일인 3일 하루를 제외하고 4일부터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순매도 금액은 1천427억 원에 달한다.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세로 돌아선 이유는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코스피 2,100선 유지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기금 운용역은 "주요 연기금이 코스피가 2,000선을 위협받던 10월 말부터 주식을 순매수하다가 지수가 2,100선을 회복하자 매도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지난 10월 29일 1,996.05까지 하락하며 바닥을 쳤고, 이후 상승세로 전환한 후 이달 3일 2,131.93에 최근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에선 연기금이 2,100선 위에서도 매수를 지속하려면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재가 해소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국내 경기가 호전돼야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기조적인 매수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선 연기금이 특정 레벨에선 주식을 사고, 특정 레벨에선 파는 모습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기금은 전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으로 거래가 재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도 45억 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상장폐지 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기를 넘겼음에도 연기금이 투자비중을 줄였다는 의미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여러 잡음에도 주요 연기금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거래재개 첫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이 급등해 연기금이 이를 매도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은 지난 4월 말의 3.07%를 밑도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단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보유와 관련해 "4월에 비하면 보유량이 많이 줄었다"고 언급했다.

전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인 지난달 14일의 33만4천500원보다 17.79% 급등한 39만4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정지 당일 22조1천억 원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으로 26조 원으로 불어났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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