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헤지펀드와 다른 투기세력들이 올해 가장 유행한 거래 기법인 10년 만기 국채선물 숏 베팅을 줄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국채 값 하락, 국채수익률 상승을 노린 숏 베팅은 지난 9월 말에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한 뒤 현재 거의 3분의 2가량 줄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순수 국채선물 숏 포지션은 지난주 28만4천223 계약을 기록했다. 9월 말에는 75만6천316 계약으로 역사적 고점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올해 국채선물 시장에서 선물 계약을 잇달아 팔며 숏 포지션을 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국채 숏 베팅은 올해 가장 유행한 투자기법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됐다.

하지만, 향후 경제 성장 속도 둔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시장의 시각이 이동했고 숏 베팅이 더는 설 자리가 없어졌다.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안전 투자처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미 국채는 강세를 보인다.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여파로 주식시장이 큰 폭 하락했고 미 국채시장은 랠리를 보였다.

11월 중반에서 12월 초로 이동하는 18거래일 가운데 16거래일 동안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3.232%로 7년래 최고치를 찍었지만, 현재는 2.9%대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국채수익률과 국채 값은 반대로 움직인다.

숏 스퀴즈도 랠리에 한몫했다. 더 높은 국채수익률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닫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현재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고 심각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측하는 곳도 거의 없지만, 최근 국채수익률이 계속 낮아지는 것은 향후 보게 될 위험의 균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에 2014년 이후 가장 빠른 4.2%의 속도로 성장했던 미국 경제는 내년에 속도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적인 금융 환경과 무역 긴장이 부담을 주고 있고, 감세 효과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성장 측정 지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4분기에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PGIM 채권의 마이클 몰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사람들 마음속에 위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신용 위험이 올라가고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에 미 국채수익률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번 주 미 국채를 팔았다. 다만 미국 은행과 산업회사의 회사채는 선호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