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뉴욕증시가 이달에만 14% 이상 하락하면서 역대 최악의 12월을 보내고 있는 것은 셧다운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해임설, 리세션 우려 등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월에만 14.8% 하락해 12월 하락률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S&P500지수에 상장된 종목의 96%가 10% 이상 하락했으며 70% 종목은 20% 이상 하락했다.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2,400을 하회했으며, 9월 기록한 고점 대비 20.06%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 셧다운 불확실성…내년까지 지속 우려

연방정부가 22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셧다운은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LPL 파이낸셜 자료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셧다운 기간 평균 0.4%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러한 근거에는 셧다운이 단기에 그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을 예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어 양측의 대치가 내년 초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1월부터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이 개원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내년 금융시장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CFRA의 샘 스토벌은 CNBC에 예산안 논쟁이 계속될 것이라며 "워싱턴에서 고무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워싱턴은 항상 문제였다. 워싱턴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 파월 의장 해임 우려…혼돈으로 치닫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해임설이 제기된 것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앞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이 12월 금리를 올리고 난 이후 며칠간 파월 의장의 해임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통령의 파월 해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러한 논의 자체가 연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례가 없긴 하지만, 연준 의장이 해임될 경우 이는 시장을 상당한 충격에 빠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트얀치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가 파월을 해임한다면 이는 금융시장을 심각한 혼돈(chaos)으로 몰아넣어 지금의 시장 혼란을 오히려 순하게 보이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시장을 느껴라"

이번 12월 폭락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불을 댕겼다.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며 내년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을 멈출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준은 내년 두 차례, 내후년 한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의 리세션(경기침체) 위험을 높일 것으로 우려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린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각은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내년 연준이 금리를 한 번도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무역협상 난항…3월 초까지 시한 촉박

그동안 무역 전쟁은 금융시장에 최대 악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을 계기로 90일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중지하는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숨을 돌린 상태다.

협상 기간은 내년 3월 1일까지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만족할만한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3월 2일부터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아직 양측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양측이 내년 초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미국의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회담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2월 중국의 연중 최대 연휴인 춘제(春節)도 끼어 있어 양측이 시한 내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경기침체 우려 커져…국제유가 40%↓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제유가도 최근 폭락세를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부문이다.

원유는 산업에 활용되는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이며 경기에 주요 바로미터 중 하나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 헤드는 유가가 계속 폭락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2019년 리세션을 걱정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10월 초 이후 40%가량 폭락한 상태로, WTI 원유는 지난주에만 11% 급락해 거의 3년래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크로프트 헤드는 CNBC에 "유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내년 리세션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가 시장에 과도하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CNBC와 듀크대학이 12월 중순 미국 212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년 말에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돌입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전체의 48.6%에 달했다.

또 82%의 응답자들은 2020년 말에는 미국이 리세션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