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살펴본 내년도 경영전략의 키워드는 IT와 투자은행(IB), 영업력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인수 마무리 작업,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내년 최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사에도 나섰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했다.

디지털혁신부문장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맡아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한다.

그룹 전반의 '원펌 KB' 시너지를 강화하고자 중소기업 영업과 보험사업 부문에 매트릭스 개념의 조직도 도입했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그룹 내 계열사의 서비스가 결합한 패키지 상품,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더욱 정교화해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주력 계열사 KB국민은행은 개인고객그룹과 디지털금융그룹, 전략본부에서 운영 중인 애자일(Agile) 조직을 중소기업고객그룹, 글로벌사업본부로 확대했다.

디지털금융그룹과 IT그룹은 함께 근무하도록 해 애자일 조직의 질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행장 6명을 신규 선임해 부행장 수를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늘린 점이다.

KEB하나은행이 이처럼 부행장 수를 대폭 늘린 것은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로 선임한 부행장 6명 중 3명이 지역영업그룹장이다.

특히 지역 소비자와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중앙영업그룹을 중앙영업1·2그룹으로 분리해 2개로 분리해 부행장끼리의 경쟁도 유도했다.

영업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영업지원그룹장과 개인영업그룹장까지 포함하면 신임 부행장 6명 중 5명이 모두 국내 영업 관련 부행장이다.

KEB하나은행은 또 IB의 글로벌화와 프라이빗IB(PIB) 수요 증가에 대비해 IB사업단에 해외 인프라와 부동산투자, 프로젝트금융 등을 담당하는 글로벌IB금융부를 신설했다.

신한금융의 인사에는 올해 최대 성과인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내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디지털금융 강화를 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신한금융은 외부 출신인 정문국 ING생명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에 내정했다.

또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이끌었던 장동기 지주 부사장에게는 GMS사업부문장을 맡겼다.

신한은행은 은행의 디지털금융을 이끌어온 서춘석 부행장을 연임시켰다.

서울시금고와 인천시금고를 따낸 기관영업 담당 주철수 부행장과 행내 영업통으로 유명한 고윤주 부행장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통해 내년에도 영업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은행은 내년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전략과 글로벌에 방점을 뒀다.

전통적으로 '영업통'을 중용해 온 우리은행 인사 스타일과 달리 이번 인사에서 전략기획통이나 글로벌 전문가를 대거 승진시켰다.

지주전환 밑그림을 그린 이원덕 상무와 최동수 상무를 각각 부행장과 지주 부사장으로 발령냈고, 박경훈 상무를 지주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원덕 부행장과 박경훈 부사장 내정자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겸 우리은행장과 전략기획팀에서 함께 일했다.

박 내정자는 손 내정자가 우리은행장에 선임된 후 그의 뒤를 이어 글로벌그룹을 이끌기도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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