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장기화 우려 속에서 9개월 만에 하락한 인플레이션에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0bp 하락한 2.701%를 기록했다. 이번 주 4.0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bp 떨어진 2.547%에 거래됐다. 이번 주 5.9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보다 16.6bp에서 이날 15.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관심이 쏠린 인플레이션 지표는 완만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여유를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1% 하락했다. 11월에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다 하락세로 돌아섰고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전월 대비 CPI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2% 올라 석 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시장 예상과도 일치했다.

연준은 크게 튀어 오르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추가 금리 인상에 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확인됨에 따라 연준으로서는 분기에 한 번의 금리 인상을 멈추고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금리 인상 기대를 더 낮아졌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19% 반영했다. 한 달 전 56%에서 하락했다. 또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4% 반영했다.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오르면 고정 수익인 채권값에는 악재가 된다.

펜 뮤추얼 에셋의 마크 헤펜스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단 금리 인상 중단이 시작되면 그것은 계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에 대한 의문이 너무 많고, 해결돼야 하므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현 수준의 금리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1일째 지속해 최장기 타이기록을 세운 셧다운은 위험자산 투자에 우려 요인으로 부각됐다.

셧다운으로 경제 지표가 미뤄지거나 취소된 가운데, 투자자들과 연준은 경제 모멘텀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뉴욕증시와 유가는 연속 상승을 뒤로하고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위험자산 선호도 다소 퇴색했다.

한편, 이날 오후 미 국채시장에는 주요 전산거래 플랫폼의 문제로 거래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거래 장애는 비교적 이례적인 일이다.

일부에서는 거래 장애로 영향이 컸다고 지적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미 거래량이 얇아진 상태였다고 주장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모든 거래가 중단됐으며 시스템 붕괴로 시장이 약간 하락세로 흘렀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엄청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직후라든지, 더 민감한 시기에 거래가 중단됐다면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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