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3 회기일 이내 의회에 플랜 B, 즉 대안을 제출해야 한다.

당장 정부 불신임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메이 총리의 대안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EU와 재협상…대화 가능성 열려 있어

메이 총리가 EU와 재협상에 나서 새로운 합의안을 가져올 가능성이다.

다만 총리 대변인실은 이날 메이 총리가 브뤼셀로 갈 계획은 없다고 밝혀 당장 메이 총리가 EU와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표결 이후 브뤼셀에 머물기 위해 여행 일정을 취소했다.

융커 위원장은 가능한 수준에서 "최선의 합의"라고 규정했던 합의안이 부결되자 이에 유감을 표명하며 영국의 무질서한 탈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EU 지도자들은 그동안 재협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영국이 더 완화된 카드를 내놓지 않는 한 재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영국 언론 더 선에 따르면 메이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주말 통화하고, 합의안이 부결되면 대화에 나서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하지만 EU가 양보에 나설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새로운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 테레사 메이 불신임안…부결될 듯

이번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 부결 발표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정부 불신임 표결은 16일 오후 7시께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이후 14일 이내 새로운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조기 총선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번 표결을 지지해온 보수당 내 제임스 클레버리는 트위터를 통해 정부를 신임하며 브렉시트에 계속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한 민주연합당(DUP)의 새미 윌슨 대변인도 당은 메이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팅업자 윌리엄 힐은 정부의 불신임 투표가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12분의 1이라고 말했다.



◇ 리스본조약 50조 연장안 제출…가능성 커져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데드라인을 늦추기 위해 리스본조약 50조의 적용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리스본조약 50조는 회원국 탈퇴에 대한 규정을 담은 것으로 영국은 이 조항에 따라 3월 29일 EU를 떠나게 된다.

앞서 외신들은 영국과 EU 당국자들이 50조의 적용을 연장할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의 한 관계자는 영국이 수주 내 50조의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총리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통보해온다면 최소 7월까지 이를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날 씨티 이코노미스트들도 합의안 부결로 조약 50조의 연장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시한을 늦추려면 EU 나머지 회원국 27개 국가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2차 국민투표 제시…불확실성 증가

마지막으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여부를 또다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다.

국민투표를 다시 할 경우 브렉시트 기한 내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에서 리스본조약의 연장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2차 국민투표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제2 국민투표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의회 내에서 이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메이 총리는 표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시기를 늦추거나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노동당은 정부 불신임안이 부결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영국 정치권은 또다시 혼돈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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