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엔화는 위험회피 심리에 아시아 시장에서 주요 통화에 오름세를 보였다.

17일 한국시간 오전 3시 14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대비 0.100엔(0.09%) 하락한 108.919엔을, 유로-엔 환율은 0.18엔(0.14%) 떨어진 124.03엔을 나타냈다.

달러-엔과 유로-엔 환율의 하락은 엔화가 달러와 유로에 각각 올랐다는 의미다.

닛케이225지수가 하락하고 아시아 주요 증시가 중국발 악재에 하락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0.20%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지수는 0.5%가량까지 하락했다.

미국 의회가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기업인 화웨이, 중흥통신(ZTE)의 부품 공급을 중단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가중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양당의 정책 입안자들이 미국 제재와 수출통제법을 위반한 중국 통신기업들에 미국의 반도체나 다른 부품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해당 법안은 화웨이와 ZTE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법안이 두 기업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는 미국 연방 사법 당국이 화웨이를 기술탈취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 연방 검찰은 화웨이가 미국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의 스마트폰 테스트 기술을 포함한 미국 사업 파트너로부터 영업 기밀을 훔쳤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기소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소식은 우호적인 무역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호주달러화와 위안화도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전장 뉴욕대비 0.0012달러(0.17%) 하락한 0.7160달러에,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0.0079위안(0.12%) 오른 6.7711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은 위안화가 달러화에 하락했다는 의미다.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은 지속했다.

이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 관리들이 브렉시트를 2020년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 관리들은 당초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 3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지금은 브렉시트를 내년까지 연기하는 법적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00086달러(0.07%) 하락한 1.28723달러를 기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21일까지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한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들이 비관습적 통화정책의 효과를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일본의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은 이날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후 들어 중국 증시가 당국의 채권시장 추가 개방 기대와 유동성 투입 영향 등으로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위험회피 심리는 다소 완화됐다.

판공셩(潘功勝) 인민은행 부총재 겸 국가외환관리국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채권시장 포럼에서 중국 채권시장의 개방과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판 부총재는 이 자리에서 중국 채권 ETF 지수형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날도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통해 3천800억 위안(약 63조 78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전날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이번 주 들어 대규모 유동성 투입을 이어가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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