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21~25일) 외환시장 투자자들은 주초 발표되는 중국의 성장률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출할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대체안, 미·중 무역 협상 이슈 등을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장보다 0.513엔(0.47%) 상승한 109.745엔을, 유로-엔 환율은 0.29엔(0.23%) 오른 124.72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에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엔화가 각각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는 지난 한 주간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1.11%, 0.24% 하락했다.

오는 30∼31일 중국의 류허(劉鶴) 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협상 타결 기대를 높이는 소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앞서 한 외신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를 통해 오는 2024년까지 대미 무역흑자를 '제로'(0)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제안을 미국 측에 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6년간 총 1조 달러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는 대중 '협상파'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무역협상과 관련한 내부 전략회의에서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이미 부과한 대중 관세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소식 이후 나왔다.

다만, 미국 의회가 중국 화웨이와 ZTE에 미국산 반도체 칩과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미·중 무역 관계를 둘러싼 악재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무역협상 이슈는 3월 초 협상 기한 종료 시점까지 계속 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21일에는 그동안 시장의 주요 불안 요인이었던 중국의 경기 둔화 여부를 가늠할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발표된다.

중국은 지난주 2017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9%에서 0.1%포인트 낮춘 6.8%로 확정했다.

이는 작년 성장률 전망치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충격을 다소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은 6.4%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1∼3분기 평균 GDP 증가율은 6.7%였으며 정부의 작년 성장률 목표치는 6.5%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작년 성장률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에는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도 함께 발표된다.

중국의 경기 둔화세로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지더라도 21일 미국 금융시장이 마틴 루서 킹 데이로 휴장해 미국 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전망이다.

같은 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출할 브렉시트 플랜 B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주 영국 의회에 제출된 브렉시트 합의안은 승인 표결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노딜 브렉시트나 제2 국민투표 가능성도 커졌지만, 투자자들은 일단 메이 총리의 제2 합의안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1.28648달러에 마감해 한 주간 0.16% 올랐다. 주 후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승인투표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영국 정치권이 브렉시트를 연기하거나 아니면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합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오름세로 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가 플랜 B와 함께 브렉시트 시한을 늦추는 조처를 할지도 주목된다. 하원은 오는 29일 플랜 B에 대한 토론과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회의도 예정돼 있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는 현 통화정책과 포워드 가이던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유럽의 경제지표가 둔화하고 있어 지표가 계속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앞으로 회의에서는 가이던스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유로화는 지난주 달러화의 강세와 유럽의 경제지표 부진과 맞물려 한 주간 달러화에 0.86% 하락했다.

BOJ도 22~23일 회의에서 정책을 현행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나, 물가 전망치를 수정할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일본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전월 상승률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미국의 셧다운이 지속하고 있는 점도 시장의 불안을 높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29일째를 맞은 19일 의회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를 통과시켜주면 '다카'(DACA·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를 3년 연장하겠다고 민주당에 제안하며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즉각 거부 의사를 표시해 셧다운에 따른 대치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셧다운 장기화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면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셧다운 여파가 경제에 타격을 줄 위험도 커지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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