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주식을 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 2,100선 돌파를 견인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2일과 3일 2거래일을 제외하고 4일부터 22일까지 13거래일간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8일, 10일, 14일, 22일에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연기금은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3천169억8천400만 원을 순매도했던 연기금은 이달 들어서는 전일까지 8천43억4천800만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연기금이 연초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로 기운 이유는 미·중 무역 전쟁과 미국의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금융당국이 감세, 채권 발행 가속, 유연한 통화정책 등 경기부양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과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등 악재에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기금 운용역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가 이어지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 등이 호재가 되며 이달에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금은 연초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데 주목해 주식 투자 비중을 일부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이번 주 들어 미·중 갈등이 다시 심화 조짐을 보이고 최근 발표된 중국의 성장률 지표도 부진한 점을 들어 연기금의 주식 순매수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과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증시가 아래쪽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점치게 하는 재료가 그대로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연기금은 작년 4분기에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회복하면 매도로 전환하는 매매 패턴을 보여 향후 매수 지속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87포인트(1.22%) 하락한 24,404.48에 마감됐다.

이달 말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둔 미국이 이번 주로 예정됐던 무역협상 기획 미팅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다우지수는 한때 45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후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계획된 미팅 자체가 없었으며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뒤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84포인트(0.32%) 내린 2,117.77에 거래를 마쳤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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