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의 하강 위험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비둘기파로 통하는 불러드 총재는 7일(현지시간) 세인트 클라우드 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스탠스가 "약간 제약적인(restrictive)"이라고 말했다.

제약적이라는 것은 통화정책 환경이 긴축적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불러드가 판단한 중립금리는 2%에 가까운 수준이다.

불러드는 연준이 작년 12월 금리 인상으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가 2.25%~2.50%로 올라섬에 따라 연준이 "제약적" 구간으로 이동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우리는 약간 제약적이지만, 이같이 생각하는 것은 위원회에 나 혼자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이 판단하는 중립금리 중간값은 3%에 가까운 수준이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앞서 예상한 연율 3%보다 "상당히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위험은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올해 물가 목표치를 8년 연속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오를 위험보다 목표치의 아래로 하락해 이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러드는 "우리는 현재 위쪽으로보다 아래쪽으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에 더 걱정해야 한다"라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대신 하강 압력에 놓여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불러드는 자신이 금리 인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현재 금리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pretty happy)'"라며 연준이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기다리며 두고(wait and see) 볼 여력이 되는 만큼 "좀 더 (물가가) 아래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점도표에 대해서는 미래의 금리 방향을 너무 규정해버린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점도표가 "기본 방향에 너무 많은 기대를 구축해 위원회에 문제를 야기한다"라며 실제 12월에 이러한 문제가 야기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금융시장 혼란에도 "이미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불러드 총재는 앞서 발표한 사전 연설문에서는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수익률 곡선의 역전 위협 등 시장의 신호들에 비춰볼 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앞으로 신중히 나아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갖는 불러드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작년 12월 FOMC에서는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불러드 총재는 "정상화 프로그램을 통해 FOMC는 이미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선제적이었다"라며 추가로 더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시사했다.

불러드는 2012년 이후 FOMC는 매년 연율 기준으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며 "시장 기반 인플레 기대치로 볼 때 금융시장은 올해에도 그리고 앞으로 5년간 연준이 PCE 인플레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과 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필립스 곡선과 관련해서는 "둘 간의 상관관계가 지난 20년간 깨져 더는 신뢰할만한 시그널이 되지 못한다"라며 "정책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의 가장 가능성이 큰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다른 곳을 쳐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러드는 또 국채수익률 곡선이 크게 평탄화됐다며 의미 있고, 지속적인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미국 경제의 약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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