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주요 금융투자회사들이 지난해 트레이딩 손실로 실적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높은 증시 변동성이 증권사 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트레이딩 손실 규모는 시장 예상보다 큰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트레이딩 부문의 손실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66% 감소한 4천6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트레이딩 손실을 이익 감소 배경으로 지목했다.

회사는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라 국내외 시장 하락세가 지속해서 진행됐다"며 "파생 등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4% 늘었지만, 4분기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460억원대를 크게 밑돌았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4분기 실적과 관련해 "파생결합증권 운용 손실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증시 부진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손실이 다른 증권사 대비 크게 발생해 운용부서 고유의 문제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KB증권도 지난해 연결 기준 약 1천8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40% 줄어든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침체에 따른 상품 운용 손실이 증가했다"고 순익 감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도 파생상품 평가 및 처분 손실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자기자본 투자 손실이 실적 부진 배경이 됐다.

코스피는 지난해 초 2,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0월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우려 등으로 급락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 높은 모습을 나타냈다.

증시 급락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이 상반기처럼 호실적을 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금 운용 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변동성이 높아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리기 어려웠던 것은 모든 증권사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에 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최근에는 증시가 다시 회복세를 보인 데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앞으로 실적은 소폭이나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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