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부진한 소비지표에 경제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6bp 하락한 2.659%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떨어진 3.009%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3bp 내린 2.49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6.6bp에서 이날 16.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낙관론이 지속했지만, 지표 부진이 확인된뒤 미 국채 값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과 달리 큰 폭 줄었고,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시장 예상보다 많이 늘어났다.

정부 부분폐쇄(셧다운)로 연기됐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 12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2%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있던 2009년9월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세다. 월가에서는 0.1% 증가를 예상했다.

소비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 지출이 줄어 다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12월은 연말 소비시즌의 마지막 달로, 통상 소매업자들이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리는 기간이다.

일부에서는 셧다운 영향으로 지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하지만,소매판매 대폭 부진으로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경기 둔화 위험이 명확하게 커졌다면서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올해 말 종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타 연은은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1.5%로 대폭 내렸으며, 월가 이코노미스트 역시 추정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지표가 발표된 직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bp 정도 순간 하락할정도로 시장 영향이 컸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국채 전략가는 "시장이 소매지표에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비교적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지표가 셧다운 영향을 받았어도 소비자 심리에서 자기 예언적인 후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지표 부진에 따라 연방기금 선물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연내 연준의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일의 7%에서 12%로 증가했다. 반대로 금리 인상 가능성은 9%에서 2%로 줄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증가해 시장 예상보다 많았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대체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지만, 최근 시장 예상을 지속해서 웃돌고 있다.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해 두 달 연속 내렸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0.1% 상승할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과 달랐다.

시장이 더 관심 있게 보는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0.2% 증가보다 다소 높았다.

제퍼리스의 와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 지표가 충분히 약해서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여러 번 등장했던 경기 침체 우려 공포가 다시 커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연준관점에서 보면 통화정책에 인내심 있는 접근이 적당하다는데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카시 이코노미스트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도 적정 규모가 얼마인지 연준 위원들이 결정을 내리는데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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