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경제지표가 최근 들어 서로 모순된 신호를 보이는 데 대해 숙련된 이코노미스트들도 당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해 시장이 예상한 0.1%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산업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9% 줄었다.

이는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6으로 전월의 54.0에서 상승했다. 신규 수주는 51.3에서 58.2로 크게 반등했고, 생산지수는 54.1에서 60.5로 높아졌다.

노동부는 1월 제조업 부문 고용이 1만3천명 증가했다며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벤 허존 미 경제 담당 전무는 ISM 지수와 연준의 산업생산은 지표 추산 방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ISM 지수는 경기동향지수라 생산을 늘리고 줄이는 사업체 수를 물어보기 때문에 기업 내부의 변화를 감지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반된 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의 91.2에서 95.5로 상승했다. 1월 지표는 2016년 10월 이래 최저치였다.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날 12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2% 하락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공개됐다. 12월 소매판매 감소율은 2019년 12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었다.

소매판매는 그간의 지표와 상충해 이코노미스트들을 당황하게 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트얀치크 미 이코노미스트는 "1월 강한 고용지표와 탄탄한 소득 증가세, 소비심리 등을 고려할 때 (소매판매는) 비정상적 수치"라며 "약간 못 미덥다"라고 말했다.

이같이 지표가 서로 모순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셧다운으로 연방정부의 지표 발표가 수일간 지연된 데다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셧다운, 주식시장 폭락과 반등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다. 또 일부 지역의 한파 등도 지표 혼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성장률이 둔화 추세를 보일 때는 긍정적인 소식과 부정적인 소식이 혼재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며 현 경기가 전환점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즈 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평소보다 잡음이 더 많다"라면서도 지표를 종합하면 최근 탄탄한 미국의 성장세가 뒤집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스트얀치크는 "성장률이 변화하는 시기에는 일부 혼재된 신호가 나올 수 있다"라며 "사람들이 이를 염두에 두돼 자동으로 이를 리세션 신호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