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해 중순부터 시행된 '주 52시간제'는 증권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직원들의 유연 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지켜지기 시작했지만 신입 직원들의 교육 등에는 과거처럼 시간을 많이 쓸 수 없게 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유연근무제나 'PC 오프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 52시간제는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됐다. 증권업계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 1년 적용을 늦췄지만 많은 회사가 의무화에 앞서 시범 시행에 나섰다.

52시간제는 증권사 직원들의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업무 강도가 높은 조직으로 꼽혔던 리서치 센터에서는 과거처럼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리서치 어시스턴트(RA)들을 교육해주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하던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나 PC 오프제로 자유로운 출퇴근 등이 가능해지면서 직원들의 업무 환경이나 효율은 확실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회사에서 일을 많이 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요즘은 주어진 시간 안에 주어진 일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에서는 과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RA들의 업무 상황을 체크하고 교육도 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PC가 꺼지기 전에 자신이 맡은 일을 마무리하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RA들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쌓아가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며 "52시간제가 정착되면서 변화된 업무 분위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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