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스포츠에 여성 심판 안 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스티븐 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지명자가 과거 여성의 스포츠 참여와 관련해 성차별적 발언을 한 이력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무어는 2000년대 보수적 성향의 잡지 '내셔널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각종 성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일례로 2002년 3월 기고문에서는 미국 대학농구(NCAA) 챔피언전에서 비미국적인 것을 걷어내자며 여성의 참여를 반대했다.

즉 여성 심판, 여성 아나운서, 여성 맥주 판매원 등이 농구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규정을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다.

무어는 이전 칼럼에서도 남자 대학농구 챔피언전에 여성 심판을 허용하는 것을 '외설적'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농구가 전반적으로 여성화되고 있다며 이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NCAA가 얼마나 진보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를 선전해왔다. 그러나 나는 이를 외설적인 것으로 본다"라며 "다음은 무엇일까? 여성들이 총각파티에 초대되는 것? 전투에 참여하는 것? (아, 벌써 이렇게 하고 있다), 왜 여자 심판들은 여자 경기에, 남자 심판들은 남자 경기에 있을 수 없는 것인가? 영부인 심판이 밥 나이트와 한반 뛰는 것을 보고 싶어 미치겠다"라고 발언했다.

무어는 또 다른 칼럼에서는 남성과의 임금 평등을 주장하는 여성 운동선수에 대해 "열등한 일에 동일한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무어는 CNN이 공개한 과거 칼럼에 대한 WP의 질문에 "이는 중요한 기사가 아니다. 이는 패러디였다. 게다가 거의 20년이 된 얘기다. 지금은 이러한 발언의 어떤 것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어의 발언이 공개되자 토니 반 펠트 전국 여성기구(NOW) 대표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서 골프 파트너를 고르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에 (직원을) 상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성차별과 여성 혐오, 분노를 공유하는 아첨꾼과 이데올로그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비판했다.

WP에 따르면 무어의 문제성 발언은 1998년부터 2003년에 쓰인 것이다.

마켓워치는 상원에 8명의 공화당 여성 의원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으며 만약 4명의 여성 의원이 무어의 인준을 막는다면 무어의 연준 이사 인준이 무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준 이사에는 2명의 여성 이사가 있으며, 지역 연은 총재도 3명이 여성이라는 점을 마켓워치는 상기시켰다.

앞서 허먼 케인 연준 이사 지명 후보자는 자질 논란이 거세지고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커지자 스스로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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