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달러화 가치가 거의 2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데는 유럽의 지표 부진 속에 미국 이외 다른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지수 화면(6400)에 따르면 뉴욕장에서 ICE 달러지수는 98.193까지 올라 98을 넘어섰다. 이는 2017년 5월 이후 최고치다.

달러지수는 올해 2월부터 3개월째 상승 행진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기 완화적 기조에도 미국 이외 나라들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 유럽 최대 경제, 獨 Ifo 기업환경지수 부진

이날 달러화 강세는 독일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4월 유로존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7.8로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데 이어 독일 기업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마저 부진하면서 유로존 전체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독일 뮌헨에 소재한 Ifo 경제연구소는 4월 기업환경지수가 99.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99.9를 밑도는 수준이다.

Ifo 경제연구소는 "독일 경제의 열기가 계속 식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지난주 월간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성장세가 완만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봤으나, 제조업 수주는 "말 그대로 붕괴했고, 제조업 심리는 크게 악화했다"고 우려했다.



◇ 캐나다중앙은행, 중립 전환·성장률 전망치 하향

캐나다중앙은행(BOC)의 통화정책회의도 달러화의 강세에 일조했다.

BOC는 이날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2%로 하향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서에서 이러한 모든 환경을 고려할 때 "완화적인 정책 금리가 계속 보장될 것"이라며 "새로운 지표가 들어올 때마다 적절한 통화정책 정도를 계속 평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전 성명과 달리 이번 성명에는 미래의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

즉 "미래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라는 문장이 삭제된 것이다.

이는 BOC가 금리 인상으로 치우쳐있던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캐나다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는 18%에서 회의 이후 50% 가까이 높아졌다.

WSJ에 따르면 BMO 캐피털 마켓츠의 벤자민 리츠는 중앙은행의 예측이 보수적으로 나왔다며 이는 이례적으로 부진한 지표가 지속할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호주 CPI 부진에 5월 금리 인하 기대 고조

뉴욕장 이전부터 달러화는 호주의 지표 부진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호주의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호주의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호주의 1분기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1.3%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1.5%를 밑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1.4%를 나타내 예상치 1.6%를 하회했다.

ANZ는 물가 실망에 호주중앙은행(RBA)이 5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던 전망을 철회했다.

ANZ는 RBA가 5월과 8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씨티와 TD증권이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호주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호주달러는 전날 달러화에 1.4% 가까이 하락했다.

호주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호주의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0%까지 높아졌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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