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올해 들어 액티브형 주식펀드 수익률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주춤했던 수익률이 연초 이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를 맡고 있는 정상진 본부장을 만나 그 비법을 물었다.

정 본부장은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운용사에서 액티브펀드가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작년 가을부터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한 조로 묶어 같이 리서치를 하는 '공동리서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시장에서 액티브펀드가 벤치마크 대비 플러스 수익을 올리지 못한지 약 3년, 미국의 경우 예외적인 한두 해를 제외하고는 10년쯤 됐다.

그는 "기존 방식으로는 정보 차별성이 별로 존재하지 않고, 깊이 있는 통찰력(insight)이 생기기 쉽지 않아 공동리서치를 시작했다"며 "공동리서치를 통해 현장을 다니며 살아있는 정보를 수집한 것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투운용에서는 6개 조로 공동리서치를 운영 중이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이 한조가 돼 움직이며, 한 달에 한 번씩 발제를 하고, 발표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출시된 폴더블폰을 주제로 발제했다면 관련 기업이나 연구소 사람들을 만나고, 판매처를 방문하는 등 여러 현장을 다니며 살아있는 정보를 얻는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 본부장은 "공동리서치를 통해 회사 내 소통이 잘 되는 것은 덤"이라며 "다른 팀과 업무가 겹치지 않는 중소가치팀의 경우도 공동리서치를 통해 다른 팀의 심리를 이해하는 등 잘못된 의사결정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주식펀드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한국주식과 관련해 악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경기상승 모멘텀만 있다면 상승효과를 더욱 강하게 낼 수 있는 변수들이 많다"며 "1~2년 후 중기적인 국내주식펀드는 아주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 정부의 재정 투입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과 중국의 경기사이클이 현재 저점이라는 점, 최저임금 정책으로 블루칼라 임금이 오른 점 등이 주식시장에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아울러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으로 높아진 기업들의 배당성향, 소액주주 권리 강화 역시 긍정적이다.

정 본부장은 "올해 한투운용은 과거보다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게 목표"라며 "종합운용사라는 것은 고객 니즈에 따라 모든 분야에 상품라인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내주식과 글로벌채권 ETF를 결합한 절대수익펀드 '리치웨이'와 이머징브랜드파워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인터넷이 막 생겨났을 때 제지 회사 중 경쟁력이 약한 곳은 망했지만, 과점 체제가 되며 살아남은 곳은 오히려 더 커나갔다"며 "운용사도 마찬가지로, 한투운용은 살아남을 것"으로 자신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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