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최대 고객인 완성차 업체와 조선사도 극심한 실적 가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서 가격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2천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1% 급감했다.

철강 시황이 다소 개선되고는 있지만, 원재료가격 급등에 따라 단가를 못 맞추고 있는 게 큰 이유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1분기에 2천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작년 동기보다 27.6% 급감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2일 t당 95.1달러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소간의 가격 등락은 있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이에 따라 철강사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중선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원재료가격이 오른 것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2분기 손익이 1분기보다 나쁠 것으로 봤다.

철강사들이 실적을 단번에 개선하기 위해서는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데 자동차와 조선사들이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철강업계는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서두르려 한다. 주요 수요 기업들과 가격 협상을 2분기 중에는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매주 만나서 협상하고 있지만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가 상승 요인을 그대로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5월 중순 이전에는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자동차 강판 가격은 2017년 하반기 인상한 이후 지금껏 그대로다.

현대제철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강판 해외가격은 30∼40달러 인상요인이 있다고 보고 협상하고 있다"며 "국내 가격도 해외가격과 맞물려 전체적인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주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조선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6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의 조선사들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완성차 업체의 실적은 1분기에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 불안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에 각각 8천249억원과 5천9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1.1%와 94.4% 늘었다.

하지만 4월 판매 실적을 보면 중국시장 등에서의 부진 영향으로 5%대의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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