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뉴욕증시가 장중 2% 이상 급락한 데는 중국의 보복대응으로 수주 내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단번에 날아갔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7.38포인트(2.38%) 급락한 25,324.9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9.53포인트(2.41%) 떨어진 2,811.87에 장을 마쳤다. 양 지수는 지난 1월 3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9.92포인트(3.41%) 폭락한 7,647.0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역시 작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의 보복대응으로 무역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 대화 분위기서 급선회…보복대응에 패닉

지난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후 시장에서는 수주 내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고, 류허 부총리도 워싱턴을 떠나면서 협상이 깨진 것은 아니라며 미국 측 협상단을 중국에 초청했다고 언급해 대화 분위기를 살려둔 모습이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6월 말 G20 회의에서 트럼프와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해 두 정상의 만남이 협상 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이 2천억 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한 후 곧바로 보복 조치를 내놓지 않던 중국이 드디어 칼을 빼 들면서 분위기는 곧바로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관세 보복이 발표되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보복해서는 안 된다.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며 중국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중국은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3천억 달러어치의 추가 상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곧 관보에 게재하겠다고 밝혀 추가 관세도 예고했다.

라덴버그탈만의 필 블랑카토 대표는 시장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중국이 정말로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오늘 아침 우리가 목격한 수사(말)는 그들이 있는 곳이 대화할 지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 관세가 리세션 이끈다…모건스탠리 등 경고

중국의 보복대응은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곧바로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관세의 직접적인 충격보다 관세에 따른 투자 및 소비 심리 악화가 미국 경제를 결국 침체로 끌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 멈추지 않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UBS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미국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5%~1%포인트가량 하락하고 주가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스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앨런 아델만 선임 펀드매니저 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에 "무역에서 보고 있는 오락가락 행보는 극도의 불안을 야기한다"라며 지금까지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보다 괜찮았지만, 앞으로는 무역 갈등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주식 전략가는 관세가 기업 실적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모든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추가 관세 온다…3천억 달러 대기

시장의 패닉성 매도는 이날 미국이 3천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해 전면적 무역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한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약 3천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 목록을 공개했다.

이는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안으로 이 경우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금융시장은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알파인 매크로의 첸 차오 글로벌 전략가는 "설사 중국이 더 많이 잃게 되더라도 무역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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