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90일간 글로벌 주식 시장의 가파른 하락에는 대비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협상 결렬은 예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월간 조사에 따르면 34%의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3개월 동안 주가 급락에 대비해 헤지를 해 놓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 역사상 가장 큰 비율이다.

BAML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헤지를 잘 해뒀지만, 무역협상 결렬에 베팅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신용(credit)과 소비자(consumer), 중국(China) 등 이른바 '3C'가 재빨리 깜짝 상승하지 않는 한 매니저들은 주식을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무역 전쟁이 최대 꼬리 위험으로 부상한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이뤄졌다.

지난달에도 최대 꼬리 위험으로 무역 전쟁이 지목됐지만, 비중은 20% 안팎이었다. 중국 둔화 등과 비슷했다.

이번 달에는 무역 전쟁이 40%에 육박했다. 중국 둔화와 미국 정치, 신용 문제, 통화정책, 증시 거품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우려에도 조사 결과, 펀드매니저들은 방어적인 포지션은 취하지 않고 있다. 현금 비중은 4.6%로, 변동이 없었다.

하트넷 전략가는 "이는 미국 주식, 이머징마켓, 소비재, 기술주, 은행주 롱 포지션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S&P500의 2,775선을 포함해 주요 기술적인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발상 매수 기회의 신호로 여겨지는 현금 비중 5% 선을 살짝 밑돌았다"고 강조했다.

펀드매니저들은 S&P500이 2,305선을 밑돌 정도로 증시가 급락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펀드매니저 대부분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가 2020년 상반기 침체 시나리오도 보고 있지 않았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상한 펀드매니저는 5%에 불과했으며, 응답한 매니저의 3분의 2는 적어도 2020년 하반기까지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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