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20~24일) 달러화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연설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발표에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10.035엔에 거래를 마쳐 한 주간 0.12% 상승했다. 유로화에 대해서는 유로당 1.11558달러에 거래를 마쳐 한 주간 0.69%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준 달러지수는 97.985를 기록, 이달 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주간 달러지수는 0.69% 상승했다.

미·중 무역 전쟁 우려로 신흥시장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달러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 엔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달러화 가치는 오름세를 보인다.

앞서 미국과 중국 간의 11차 고위급 무역협상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양측이 관세 전쟁을 재개함에 따라 금융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됐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결정을 보류하고,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의 무역 전쟁 우려는 다소 진정됐지만,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한하면서 중국과의 긴장은 더욱 커졌다.

이번 주에도 미·중 무역갈등 관련 이슈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MUFG 리 하드만 외환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미 달러를 지지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연준이 성장 전망 악화를 이유로 금리를 내려 이러한 흐름이 반전되기 전까지는 달러가 더 오랜 기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은 미·중 무역긴장 고조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에 대한 힌트는 오는 20일 예정된 파월 의장의 연설과 22일 공개되는 FOMC 의사록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30일~5월 1일 진행된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은 저조한 물가상승률을 이유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차단되면서 달러화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고조됐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달라진 미·중 무역갈등 환경과 물가 둔화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지 투자자들은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파월 의장이 물가 둔화를 일시적 요인이라고 재차 평가할 경우 달러화는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파월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해 성장 전망이 악화하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둘 경우 달러는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앤드루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CE)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무역 긴장이 (경제) 전망에 하강 위험을 드리우지만, 금리 인하는 중국과의 협상 여부와 관계없이 연준의 의제로 조만간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터는 이번 주 연준 의사록은 파월의 근원 인플레이션 약세가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발언을 더욱 명확히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에는 파월 의장 이외에도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등도 연설에 나선다. 또 21일~23일까지 각 지역 연은 총재들의 발언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연준의 물가와 성장 전망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명확히 가늠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유럽에서는 유럽의회 선거가 23일부터 26일까지 예정돼 있어 유로화가 관련 이슈에 들썩일지도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 반(反)난민·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당의 세력이 확대될 경우 EU의 정치적 분열이 위험회피 심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또 영국의 브렉시트 이슈도 유럽의 정치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돌출 이슈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6월 초 EU 탈퇴협정 이행법률안 표결 직후 사실상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차기 보수당 대표에 브렉시트 강경파가 오를 경우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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