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채권시장 약세장을 틈타 국채를 순매수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금리 레벨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기금이 채권금리가 상승했을 때 저평가 채권을 매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20일 국채 2천826억원을 매수하고 830억원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순매수액은 1천99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잔존만기별로 연기금은 국채 2년 이하 50억원 순매도, 3년 이하 230억원 순매수, 5년 이하 240억원 순매도, 10년 이하 1천756억원 순매수, 10년 초과 3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국채를 순매수한 지난 20일은 채권금리가 상승한 날이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17일 1.670%에서 20일 1.68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706%에서 1.724%가 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822%에서 1.847%로 올랐다.

연기금이 채권시장 약세장을 노려 국채 순매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로 연기금은 지난 2~3일 국채 3천400억원을 사들이고 1천150억원을 내다팔았다. 이에 따라 순매수 2천25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는 한·미 통화정책 수장의 매파 발언으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와 아세안+3(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 피지 난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를 어느 방향이든 움직여야 할 강한 근거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영향 등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4월 30일 1.699%에서 이달 2일 1.732%, 3일 1.739%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728%에서 1.765%, 1.775%로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845%에서 1.885%, 1.900%로 올랐다.

증권사의 한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달 누적 기준으로 보면 연기금은 국채를 순매도하고 있다"며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날이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날에는 국채를 순매수하고 있다"며 "금리 레벨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기금이 채권시장 약세장에서 저평가 채권을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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