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시선이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에 다시 쏠리고 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이 중국 기준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29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기준환율 발표를 기점으로 역외 달러-위안(CNH)의 급등세에 그대로 연동됐다.

기준환율이 발표되는 10시 30분경을 기점으로 상승 폭을 키웠고, 이후 달러-위안의 상승세를 따라 1,189.20원까지 올랐다.







<붉은색 선: 전일 달러-원 추이, 검은색 선: 전일 달러-위안 추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전일 달러-원의 기준환율 민감도가 두드려졌던 이유는 인민은행이 예상 밖의 기준환율 절하를 단행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인민은행은 전 거래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8973위안에 고시하며, 위안화의 가치를 달러화 대비 0.07% 절하시켰다.

이는 인민은행이 지난 20일 이후 6거래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안화의 가치를 절하시킨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이후 기준환율을 줄곧 보합권에서 유지하다가, 지난 27일 하루만 위안화를 달러 대비 0.1% 절상시킨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일 위안화의 절하 고시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깜짝 절하'로 해석됐다.

최근 달러-위안 상승세에 그대로 연동되어 온 달러-원은 위안화의 깜짝 절하에 그대로 연동됐다.

인민은행의 절하에 따라 역외 달러-위안의 상단 저항을 확인해보자고 하는 심리도 유입됐고, 달러-원은 달러-위안의 상승세를 그대로 따라갔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일 인민은행이 예상외로 위안화를 절하 고시하며 달러-원이 이에 연동됐다"고 설명했다.

기준환율 고시는 인민은행의 의지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특히, 인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환율 산정에 역내외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는 '역주기 조절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역주기 조절 요소는 기준환율 산정의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기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기준환율이 중국 당국의 인위적인 판단에 노출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통상 역주기 조절 요소는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향후 인민은행이 절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경우 달러-원이 달러-위안의 상승세를 추종해 상승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그간 역주기 조절 요소를 활용해 위안화를 절상시켜온 인민은행이 전일 위안화를 절하시켰다"며 "이는 위안화 약세를 강력하게 제한하지 않겠다는 인민은행의 의지로도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