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하단을 하회했으며 3개월과 10년물 수익률 곡선 역전은 더 심해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0bp 내린 2.238%를 기록했다. 2017년 9월 26일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하락한 2.673%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11월 8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0bp 떨어진 2.079%에 거래됐다. 2018년 2월 이후 최저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3.9bp에서 15.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무역긴장이 이어지고, 경기 침체 공포는 커져 글로벌 주식 매도세가 일었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계속됐다.

3개월 국채수익률이 10년 물을 웃도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이어졌다.

10년과 3개월 스프레드는 -11bp까지 확대돼 2007년 이후 역전폭이 가장 컸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믿을 만한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진다.

중국이 미국으로 희토류 수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양국 긴장은 더 팽팽해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중국 인민은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희토류 카드'를 무역 전쟁에 사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뉴욕 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각국 국채수익률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실업률이 예상과 달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마이너스폭을 확대했다.

중국의 상품 수요 감소에 대비해 정책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호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자 지난해 말부터 미 국채수익률은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몇년 사이의 가장 높은 수준에서 작년 말 빠르게 떨어졌으며 이날은 연준 기준금리 하단인 2.25%도 뚫고 내려왔다.

2년물부터 10년물까지 모두 기준금리 하단을 하회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금리 전략가는 "어떤 특별한 헤드라인이 국채 값 랠리를 이끈 것은 아니다"며 "무역 긴장,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과 브렉시트 위험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를 기대해 국채에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시한 320억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는 약했지만, 영향은 제한됐다. 최근 가파른 국채수익률 하락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입찰 저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가렛슨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와일드 카드는 남아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양국이 각각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피상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압박 받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타결 의지를 높일 수 있지만, 예측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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