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가 감지되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 4~5월 달러-원을 급등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진정되면 달러-원도 하락 추세를 나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완화 기조를 강화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무역 전쟁 등 여러 글로벌 역풍을 언급하며 "필요하다면 ECB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등 정책 금리는 동결하고 현 금리 수준을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시카고 콘퍼런스에서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기대 발언과 더해져 글로벌 달러 약세 압력을 심화했다.

지난달 23일 98.375 수준까지 올랐던 달러화지수는 이달 들어 꾸준히 하락해 현재 96~97선으로 내려선 상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전일 장중 한때 전일대비 0.61% 하락한 96.764까지 내렸다.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화의 흐름에 대체로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서울환시는 글로벌 달러의 약세 추이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달러 인덱스가 낮아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달러-원은 이에 연동해 계단식으로 레벨을 낮춰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에 쏠린 만큼 다른 경제지표들도 이와 연관돼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되는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해석돼 달러화지수를 추가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미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에 예전보다 (서울환시의) 관심이 떨어져 있다"면서도 "미국의 금리 인하 신호에 관심이 쏠리면서 지표 부진이 오히려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화 약세가 달러-원의 중장기적인 추세를 하락세로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달러화의 흐름은 단기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글로벌 무역 갈등이나 역내 여건 등이 해결되기 전 달러화 연동만으로 달러-원 하락 추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나 역내 요인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글로벌 달러 하락조차도 달러-원을 무조건 누르기는 어렵다"며 "네고 물량 유입 등 역내 수급 여건이 동반될 경우 달러-원 추세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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