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궁극적인 무역전쟁 종결에 이르기까지는 작지 않은 걸림돌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 "전쟁의 종결 방향성은 안 보인다"

CNBC는 6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주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 추가 약 3천억 달러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등을 더 사들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대한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설비는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에 대해 CNBC는 "이번 회담은 궁극적으로 실패였고, 현재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도 지난 5월 초순보다도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는 일시적인 중간 휴식"이라며 "협상에서 어떤 방향성도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계속해서 2천500억달러의 중국 상품에 25%의 관세를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라시아그룹도 무역협상이 연내 타결될 확률이 45%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G20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 현재 부과 중인 관세가 조만간 축소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 산업계도 이번 회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타겟과 월마트를 포함한 600개 이상의 미국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말라고 촉구했었다. 이들 비즈니스 그룹은 이번 회담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최종 합의는 걱정스럽게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부크바 CIO는 "미국 기업이 축하할 이유가 거의 없다"며 "기업 CEO는 계속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 기분이 좋아질까. 제조업 종사자라면, 단기적으로는 기분이 나빠지기보다는 좋아질 수 있지만, 여전히 25%라는 관세와 추가 관세 위협을 대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 핵심은 지적 재산권 보호…연내 추가 관세 전망

무엇보다 문제는 지적 재산권을 둘러싼 여전한 불협화음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기업, 특히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 국내법을 변경하라는 미국 요구에 중국이 굴복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CNBC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사항"이라며 "(지난 5월 초순)중국이 지적 재산권 보호를 포함한 미국의 협상 초안을 거부한 뒤에 트럼프는 25%의 관세를 부과했었다"고 돌아봤다.

부크바 CIO는 "중국에 자국 국내법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중국이 경제적 요구를 위해 미국에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미국은 중국이 지적 재산권 보호를 법률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시장은 지난 5월 초순과 마찬가지로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당시와 다른 점이라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양국 회담에 대해 "무역 분쟁의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트럼프는 훌륭한 경제 성과를 내야 할 필요가 있고, 추가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당장 무역 전쟁을 확전하며 경제에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관측했다.

추가 관세 인상이 경기를 악화해 재선에 실패할 경우, 중국은 오히려 새로운 대통령과 전혀 다른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내년 미국 대선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센티브를 쥔 셈이라고 야데니 대표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안에는 추가 관세 인상이 시행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양국이 당장 추가 관세 인상을 보류하더라도 올해 연말에는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크바 CIO도 "트럼프가 자신의 위협을 실천에 옮기면서 중국의 나머지 3천억달러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를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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