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 아시아 주요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증시의 주요 지수는 모두 미국에서 촉발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 속에 하락했다.

◇ 일본 = 도쿄증시는 금융 시장 전반에 확산한 위험 회피 분위기로 하락했다.

8일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212.03포인트(0.98%) 낮은 21,534.35에 장을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14.18포인트(0.89%) 내린 1,578.40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지속 확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한 것이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 5일 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2만4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예상치 16만5천명을 웃도는 수치다.

당장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만큼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국 주가가 하락했고 이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엔화 강세도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증시 마감 무렵 전장 대비 0.17엔(0.16%) 밀린 108.30엔을 기록했다.

일본의 5월 핵심 기계류 수주는 전달 대비 7.8% 감소했다. 같은 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조5천948억엔으로 조사됐다.

일본은행(BOJ)은 '사쿠라 보고서'로 불리는 분기 지역 경제 보고서에서 전국 9개 지역의 경기 평가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1.68% 떨어졌고, 닌텐도와 소니는 각각 0.58%와 0.18% 하락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 대비 34.51포인트(0.32%) 내린 10,751.22에 장을 마쳤다.

하락 출발한 지수는 낙폭을 키워나갔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와 대만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차가 확고해 무역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핵심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증시의 일부 기술주는 실적 발표에 영향을 받았다.

아이폰 조립업체인 훙하이정밀은 6월 연결 기준 매출액이 한 달 전보다 3.2% 증가한 3천9백65억 대만달러(약 127억 달러)를 기록했다. 훙하이정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10.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의 6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억6천만 대만달러(약 4천7백만 달러)로 전월 대비 93.89% 증가했다. 하지만 치열한 세계 시장 경쟁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34.46% 감소한 수치이다.

한편 전일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성명서를 통해 차세대 GPU는 TSMC가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거 TSMC와 삼성 모두와 협력해왔으며, 앞으로도 두 회사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TSMC가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주문을 삼성에 빼앗겼다는 보도로 TSMC의 주가가 2.61% 급락한 바 있다.

기술주 가운데 훙하이정밀, HTC, 라간정밀이 각각 1.02%, 4.27%, 4.18% 올랐다.

TSMC는 0.21% 밀렸다.

◇ 중국 = 중국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불확실성 고조,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전망 약화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77.70포인트(2.58%) 하락한 2,933.36에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대비 46.40포인트(2.90%) 내린 1,554.80에 마감했다.

두 지수는 장중 최대 3.07%, 3.44%씩 하락하기도 했다.

먼저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진 것이 증시에 부담이 됐다.

지난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준비 중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핵심 협상카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은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제한명단(Entity list)에 올린 데 대응해 중국이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중국의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를 의미한다.

지난주에는 화웨이 제재 해제와 관련해 양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이 즉각 결렬될 수 있다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무역 합의를 원한다면 기존 관세도 철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것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미국의 6월 비농업 고용이 22만4천명 늘어나 시장에서 예상했던 16만5천명을 큰 폭으로 웃돈 것이 시장의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영향을 미쳤다.

다이 밍 헝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고용보고서 개선으로 연준이 조만간 유동성 공급을 완화할 것이란 투자자 기대가 줄어들었으며 현재로선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차이나 알파 펀드 매니지먼트의 사이릭스 왕 펀드매니저는 연준이 공격적인 완화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증시에 대해서도 조심스럽다고 평가했다.

중국판 나스닥이 과학창업판이 오는 22일 첫 상장 후 본격적으로 거래를 개시할 것이라는 소식도 기술주에 부담이 됐다.

이날 통신, IT 관련 종목은 3% 넘게 밀리며 증시 하락세를 견인했다.

다이 펀드매니저는 "과학창업판 거래 시작일 발표로 기존 주식에서 과학창업판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에 중국증시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완 홍위안 증권의 게리 알폰소 트레이딩 디렉터도 "새로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동성 압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장 리스트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높은 중국증시가 과민반응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에는 중국 6월 외화보유액이 발표됐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6월말 중국 외화보유액은 3조1천190억 달러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매입을 통한 공개시장조작(OMO)에 나서지 않았다.

◇ 홍콩 = 홍콩 항셍지수는 443.14포인트(1.54%) 내린 28,331.69, H지수는 전장보다 169.90포인트(1.56%) 하락한 10,725.2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7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