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연준의 금리 인하는 "펀치볼 들이붓기"
<뉴욕은 지금> 연준의 금리 인하는 "펀치볼 들이붓기"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07.25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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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금리를 급격하게 내려야 할 만큼 상황이 나빠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재앙이 불거지기를 기다리기 전에 예방적인 조치들을 취하는 게 낫다"(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없는 데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글로벌 성장 둔화, 약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선제조치에 나서야 하는 금리 인하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미리 대비하는 보험성 금리 인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하의 성격을 보험적이라고 인정했다.

과거에도 연준은 보험적 성격의 금리 인하를 한 적이 있다.

이례적으로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서는 실제 경제 금융 상황 악화로 이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앙은행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현 경제 상황에 적합한 수준 이하로 금리를 미리 인하하는 정책을 편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1995년과 1998년을 앞선 보험성 금리 인하 사례로 제시했다.









1995년 연준은 7개월 동안 3회에 걸쳐 75bp를 인하했다. 멕시코 페소 위기와 일본 고베 지진 등이 이슈였고, 대내외 경제지표 부진이 가시화하며 성장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이었다.

1998년에는 3개월 동안 매달 25bp씩, 총 75bp를 내렸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거대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등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아졌고, ISM 제조업 등 일부 지표도 부진했다.

당시는 경기침체가 수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통상의 금리 인하(full easing cycle)와는 차별화된다.

지금은 어떨까.

최근 불안한 신호를 보내는 경제지표도 있지만, 미국은 사상 최장의 경기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50년 동안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 역시 좋다. 미국 경제는 양호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밑돌지 않고, 금융 여건은 거의 20년 이내 가장 느슨하다. 주가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연준의 통화정책이 1995년과 1998년에는 긴축적이었던 반면, 현재는 완화적이거나 적어도 중립적이다. 연준은 긴축을 거의 시작하자마자 끝내 기준금리 자체가 이미 낮은 수준이다.

여전히 경제가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연준의 딜레마도 여기서 나온다.

월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의 금리 인하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말로 미국 경제 모멘텀이 약해졌을 때 금리를 내릴 여력이 더 작아지고, 지금도 한창인 위험투자가 금리 인하에 힘입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 가격이 오른 만큼 금리 인하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성이라는 카드를 내밀어도 연준의 독립성, 신뢰성에는 손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제가 좋을 때도 굴복하는 모양새라면 경제가 나빠지면 더욱더 굴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거의 20년을 연준 의장으로 활동해 '최장수 의장'으로 불리는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는 "파티가 너무 달아오르면 펀치볼을 치우는 게 연준이 할 일"이라고 정의했다.

통상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펀치볼을 치운다'고 한다. 경기가 과열될 때 금리를 올리고, 경기가 가라앉을 때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틴의 중앙은행 역할과 다르게 "오늘날의 연준은 오히려 펀치를 들이부을 계획"이라고 꼬집었다.

연준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시의적절한 정책 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대한 판단은 모두 다르고, 시의적절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질 수 있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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