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트럼프의 연준 활용법
<뉴욕은 지금> 트럼프의 연준 활용법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08.0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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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무역 전략으로 관세를 동원했다.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의 가격이 더 비싸진다. 그래서 "미국에서 만들고, 미국을 사라"고 주장해 왔다.

관세 카드가 생각만큼 먹히지 않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지난주부터는 전략을 조금 빠군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전략에서 새로운 타깃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삼았다.

연준이 금리를 25bp만 인하한 바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나머지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3천억 달러에 10% 관세를 9월1일부터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위협했던 25%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향후 관세율은 올라갈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무역 휴전은 끝났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이라는 보복 조치를 내놨고, '7위안 돌파(포치)'를 용인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이상 유동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포치 카드를 던졌다.

미국은 포치를 확인한 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이번 포치는 작년이나 2015년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위안화 빅숏을 이끈 2015년과 달리 위안화에 대한 특별한 공격은 없고 자본 유출 소식도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증시도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다.

사실 포치는 중국이 무역 전쟁을 길게 끌고 가겠다는 강력한 강경 메시지로 보는 게 맞다. 그동안 7위안 아래를 유지해온 것은 중국의 무역 협상 의지였다.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둔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걸림돌이 될지 중국으로서는 기다릴 수 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 타격을 주고 더 나은 무역 협상을 위해 경기하강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경기둔화를 막아줄 강력한 연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는 연준이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쐐기를 박았다.

시시각각 다우지수 움직임을 보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추가 관세 위협에 따른 주가 급락, 국채 급등 등 금융시장 요동은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문제는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이 긴축했다는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연준"이라며 "특히 일이 손쉽게 풀릴 수 있을 때 무능력한 것은 보고 있기에 끔찍한 일"이라고 연준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은 반드시 금리를 더 많이, 더 빨리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연준은 25bp 금리를 인하하며 그 이유 중 하나로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불확실성을 추가해 머지않은 미래에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하는 근거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 불확실성을 부채질해 자신의 재선을 위해 왜 활용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더 많은 농산물과 에너지를 사들이라는 주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심리는 타격을 입고 제조업은 새로운 투자를 보류하게 된다. 다음 트럼프의 리스트는 베트남일까 하는 국가 불확실성에 기업들은 생산라인 재배치와 공급체인 재구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제조업 침에는 깊어진다.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고 주가는 하락하고 채권은 랠리를 보인다. 국채수익률 곡선 역전은 심해지고 침체 경고는 더 강해진다.

글로벌 성장 둔화와 무역정책 불확실성이라는 하방 위험이 늘어났다는 것을 인식한 연준은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연준의 임무다.

적대적인 관계가 지속하면 무역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다.

파월 의장은 지난 회의 성명과 기자회견에서 무역정책 불확실성에서부터 무역 긴장에 이르기까지 '무역'이라는 단어를 30번 언급했다. 지금 연준의 화두는 무역이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이 더 나빠져야,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입의 명분이 생긴다'는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이제는 '주고 받기' 보복 관세보다 트럼프와 파월의 '돌고 도는' 무역정책과 금리 결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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