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금융시장의 '바이 사이드'는 자신이 주문하는 '셀 사이드', 즉 주문 풀(commission pool)의 규모를 대거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인 탭 그룹(TABB Group)에 따르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 바이사이드의 주문 풀 규모는 지난 2015년 이후 42%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 이후로는 27%가 줄어든 수준이다.

바이사이드가 취급하는 주문 풀 규모가 급감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유럽의 금융규제안 '금융상품투자지침2'(MIFID II)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규제안에 따라 자산운용사는 리서치 비용을 거래 비용에서 분리해 '셀사이드'에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럽의 바이사이드는 기존에 거래하던 셀사이드 숫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유럽 규제가 미국 투자기관에 직접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 여파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TABB그룹은 "(글로벌) 대형 기관이 구조조정 전략으로 리서치와 거래 비용을 분리하는 데 따라 미국의 주문 풀 규모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7년만 해도 미국 바이사이드는 리서치 비용을 거래 51%, 서비스 49%로 각각 충당했지만, 2018년 들어서는 거래 55%, 서비스 45%로 각각 조정됐다.

거래 비용에 포함되던 리서치 비중이 줄고 서비스 비용으로 충당하기 시작한 셈이다.

또한, 주식 등의 운용 방법이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돌아서는 기조도 주문 풀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됐다.

TABB그룹은 "업계에서는 새로운 혁신의 물결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개사(셀 사이드)가 주문 거래 인프라를 점검하고 자산운용사는 기술 전략을 재고하며 거래소는 바이 사이드가 만족할만한 새로운 방식을 개발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몇 년간은 고통스럽겠지만, 군살이 빠지고 더욱 효과적인 업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은 "대형 바이 사이드는 대형 중개사로 몰리고 있고, 소규모 바이사이드는 지역 기관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문제는 소규모 바이사이드의 흐름이 지역 중개 업계를 뒷받침할 정도가 되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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