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부양책 기대가 커져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8.0bp 오른 1.632%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8.8bp 상승한 2.109%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7bp 오른 1.585%에 거래됐다.

30년물은 지난달 13일 이후, 2년물은 8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4bp에서 이날 4.7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 수출이 다소 부진했지만,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각국의 부양책 기대가 이어져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후퇴했다.

중국은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다.

달러화 기준으로 지난 8월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 수입은 5.6% 감소했다. 수출은 3.0% 증가했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고, 수입은 4개월 연속 줄었다.

ECB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정책 회의는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시장은 예금 금리 마이너스 폭이 더 깊어지고, 지난해 12월에 완료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이 공공 지출을 늘려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그림자 예산'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더해져 미 국채 값은 하락 폭을 키웠다.

지난달 국채수익률은 무역긴장 고조와 해외성장 둔화에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최근 반등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016년 7월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인 1.366%에서 더 멀어졌다.

미국과 중국은 10월 초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 서비스 업종과 소비 강세가 이어지는 데다 8월 고용보고서에서 평균 시간당 임금이 예상보다 더 늘어나, 인플레이션 기대도 다소 살아났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으며, 올해 남은 기간도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내달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 회담에서 환율 조작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중국 무역 지표가 부진했지만, 채권시장이 강세로 반응하지 않았다"며 "이는 미 국채 값 추가 하락과 국채수익률 상승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무역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과 협상 결렬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증거가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늘어났지만, 중국이 받는 타격이 훨씬 더 치명적이어서 미 국채시장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 전망이 나빠질수록 더 많은 통화와 재정 부양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나쁜 게 다시 좋은 것이 되는' 모드에 빠져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주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월 400억 유로의 자산 매입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양적완화 프로그램 내년 단행을 결정한 뒤 크리스틴 라가르드에게 총재직을 넘겨주고 물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갈로마 매니저는 "이는 유럽 금리에 덜 긍정적이거나 더 부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더 많은 글로벌 자금이 미국 관련 채권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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