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에 유가가 치솟고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복귀해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8bp 내린 1.843%를 기록했다. 최근 3주 동안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이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3bp 하락한 2.311%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6bp 떨어진 1.76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0.0bp에서 이날 7.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이 자기네 소행이라고 주장한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최근 물러났던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다시 강해졌다.

지난주 10년과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013년과 2009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국채 값이 큰 폭 하락했지만, 이날 상승세로 복귀했다.

지난 14일 사우디의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추면서 사우디는하루 평균 570만 배럴가량의 원유 생산 차질이 관측된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공급분의 5%에 해당한다.

이 영향으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4.7% 급등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뚜렷했다.

유가 급등이 강한 인플레이션을 이끌 수 있다는 예상에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강세가 두드러졌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10년물 국채와 물가연동국채 간 수익률 격차(BER)는 더 확대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17~18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국제 유가까지 급등해 성장 부담 요인이 가중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탄력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연준이 전면적인 완화 사이클을 이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미치는 글로벌 위험 증가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이번주 25b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65%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 100%에서 후퇴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이후공급이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 추가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 더 폭넓은 지정학적 암시는 무엇일지 등 3가지 질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오늘 잃어버린 생산량의 3분의 1을 복구할 수 있을 것이란 일부 사우디 주장에 회의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도 향후 가격 상승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을 수 밖에 없음을 안다"며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유가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지만, 이런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대로 가면서 글로벌 성장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드바이저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콧 콜리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과거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실행한 조치를 이번에는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유가가 오르면 단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상품과 서비스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점을 연준이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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