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환매조건부매매(레포) 시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직전 큰 혼란에 빠지며 시장 참가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레포금리가 폭등하자 애널리스트들은 왜 (FOMC가 열리는) 이번 주에 금융 시스템의 주요 부분이 압박을 받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레포금리 급등이 이처럼 주목받는 것은 레포시장이 장단기 금융시장의 연계성을 강화해 결국, 통화정책의 금리 파급경로에 주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레포금리는 일반적으로 연방기금금리와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

◇ 레포시장이 주목받는 이유

레포(Repurchase agreement) 시장이란 거래 당사자 중 일방이 통지한 시점이나 미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동일한 증권을 다시 매수 및 매도할 것을 약정하고 이뤄지는 거래를 말한다. 레포거래는 매수자에게는 단기 여유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증권을 담보로 제공하는 매도자에게는 무담보 차입보다 저렴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 시장의 주요 특징은 매도자가 이르면 익일에 증권을 다시 매입하기로 약정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가격 차이에 따라 레포 금리가 결정된다. 레포 금리는 여러 이유로 상승할 수 있지만, 특히 금융시장 내 현금이 부족하고 차입자는 비용을 더 내고서라도 현금을 빌리려 할 때 오르게 된다.

미국 오버나이트 레포금리는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13일 2.14%에서 16일 2.25%로 금리가 뛰어올랐다. 17일 오전 5%까지 치솟으면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2.00~2.25%) 상단을 훌쩍 뛰어넘자, 연준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연준의 조치가 이뤄지기 직전에는 9% 넘게 치솟기도 했다.

레포금리 급등에 대해 WSJ은 "자금 부족(크런치) 가능성을 키우고, 트레이더의 허를 찔렀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방기금시장과 레포시장과의 연계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방기금시장은 은행과 다른 기관 사이의 오버나이트 무담보 대출 시장으로, 은행들은 결제나 여타 거래를 위해 서로 지급준비금으로 보상한다. 이렇게 지준이 필요할 때 은행 간에 빌리는 금리가 연방기금금리로, 연준은 이를 좁은 범위에서 유지하고자 한다.

연준이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이런 연방기금금리를 내린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레포 금리 급등은 연방기금금리를 목표 범위에 두기 위해 연준이 더욱 직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레포 운용에 나서며 531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 "연준 개입 목소리 커질 것"

레포 금리의 급격하고 예상치 못한 압력은 연방 세금 납부 등의 단기적이고 기계적인 원인일 수 있지만, 시장에 더욱 심각한 스트레스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WSJ은 "그것은 리스크 인식이 급격히 늘어난 것일 수 있고, 대규모 거래 손실과 같은 자금 이탈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BMO 캐피탈 마켓은 "레포 금리 급등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더욱 골치 아픈 일이 진행되는 것인지는 당분간 단기 금리에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레포금리 급등으로 연준이 미국 국채를 다시 매입하는 등의 더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릭 라이더 블랙록자산운용 글로벌 CIO는 "레포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계속 높을 것"이라며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키우는 게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연준은 매입하는 자산 구성을 바꿀 수 있고, 국채시장의 단기 커브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이번 FOMC에서도 레포금리 급등 사태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는 "오버나이트 자금 조달 금리의 급등 빈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유동성 불일치 사태가 커지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더욱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2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