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의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5일 발간한 '글로벌 외화채권 조달여건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발행물량 감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동조화 등이 크레딧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저금리, 크레딧 사이클 후반부 진입 전망,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급증한 가운데 4분기까지 발행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 미국의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천583억 달러로, 지난 2016년 5월과 2017년 1월 이후 역대 3번째로 가장 큰 수준이다.

JP모건은 4분기 미국의 고등급 채권 발행 규모는 2천억 달러 수준으로, 올해의 분기별 평균 발행액인 3천억 달러에서 다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및 유동성 공급 확대, 기준금리의 하락 가능성 등이 투자등급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인식에 크레딧물에 대한 신중한 낙관론이 다시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점은 스프레드의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산업 정책 등 핵심적인 영역에 대한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못했으며 현재 이미 부과한 관세 조치에도 변화가 없는 만큼 '1단계 무역협정'이 실물경제나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크레딧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협정'은 긍정적인 진전이지만,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다시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으며 경기 침체의 추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연말까지 크레딧물은 미 국채금리의 등락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재정증권 매입 등으로 단기물의 금리는 추가 하락하고, 5년물 이상 장기물은 하락 여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해외 IB들은 지난달 미국의 국채금리가 급등락을 보이면서 크레딧물 투자자들이 올해 처음으로 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면서, 투자등급 채권 시장의 전반적인 호조에도 향후에는 보다 선별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전망했다.

한편,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 확대에 주요국들의 초점이 옮겨지는 점도 주목된다.

국금센터는 향후 국제금융시장에 채권발행이 급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신흥국 채권에 '구축 효과'(crowding-out)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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