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간밤 뉴욕금융시장에서 지표 부진에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약세 조정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전일 미 10년물은 2.97bp 내린 1.7441%, 2년물은 3.66bp 1.5814%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인 0.2% 상승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베이지북에서는 미국 경제가 다소 완만한 정도로 성장했다고 언급하면서 9월 경기진단에서 후퇴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이어졌다. 브렉시트 협상이 당장이라도 타결될 것처럼 보도됐었지만, 합의 소식은 없었다.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농산물 구매를 이미 시작했다며, 무역 협상 서명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계속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7.1% 반영했다.

금통위 이벤트를 끝낸 서울채권시장은 향후 한은의 금리 인하 스케줄을 가늠하는 과정이 나타날 전망이다.

전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지만, 국고채 3년물은 3.5bp, 10년물은 1.8bp 각각 상승 마감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2~3년 구간 금리가 가장 약했다. 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때 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가 상승한다.

이주열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아예 닫아두지 않았다. 정책 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런데도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인 건 예상치 못했던 소수의견 등장 때문이다.

금통위에서는 이일형, 임지원 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주목할 건 임지원 위원의 소수의견 등장이다. 그동안 본인의 색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기에 주목을 받았다. 임 위원의 임기는 2022년 5월이다.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다른 4명의 위원은 내년 4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채권시장은 임 위원의 등장을 상당한 부담으로 느꼈던 셈이다.

내년 1분기 중에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채권시장의 롱 심리는 크게 후퇴했다. 비둘기와 매가 팽팽하게 맞선 데다 한은을 매파로 분류하면 사실상 매가 우세하다. 당분간 기준금리가 1.25%에서 유지된다고 보면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2~3년 구간이 약세를 보이는 건 당연하다.

금통위 재료를 소화한 채권시장은 적정 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은 1.3%, 국고채 10년물은 1.5% 위로 올라왔다. 매수로 접근할만한 메리트가 있을지 테스트하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

대외 재료는 채권에 중립적이다.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된다고 해도 이미 익숙한 재료라는 인식이 크다. 오히려 최근 독일 재정 확대 이슈에 분트가 상승하고 있어 서울채권시장이 장 막판 이를 반영하면서 약세 압력이 심화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개인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힘겨루기도 주목할 재료다. 전일 외국인은 3년 선물을 7천300계약가량 팔았고 개인은 8천계약 정도 매수했다. 10년 국채선물에서도 외국인과 개인의 대립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5.6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7.80원)대비 1.30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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