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내년 달러-원 외환(FX) 스와프시장과 통화스와프(CRS) 시장이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미드 사이클' 조정 종료, 신흥국 경기침체 등으로 상반기에 하락세를 보이고, 하반기에 외국인의 재정거래로 반등할 것이란 얘기다.

◇ 보험사, FX스와프·CRS 시장전망 '주시'…美 '미드사이클' 조정 종료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내년 달러-원 외환(FX) 스와프시장과 통화스와프(CRS) 시장 전망을 주시하고 있다. 내년 FX 스와프·CRS 시장 움직임에 따라 해외투자와 환헤지 여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FX 스와프·CRS 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FX 스와프시장과 CRS 시장이 이달 중순 미국채 이자 지급, 연말·연초 달러 조달 수요 등을 반영해 반락하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연말·연초 달러 조달 수요 확대는 전 세계적인 연례행사"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 연준의 '미드 사이클' 조정 종료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내렸다.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경제 상황이 대체로 우리 전망과 일관되게 유지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언급을 두고 미 언론은 기준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연준 통화정책의 베이스라인은 '동결'"이라며 "올해 하반기 FX스와프 반등을 이끌던 달러 조달금리 하락은 미 연준의 '미드 사이클' 조정 종료를 계기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 우려…하반기 외국인 재정거래 기대

내년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 우려도 FX 스와프시장과 CRS 시장의 악재로 꼽힌다. 중국 경제 불황이 리스크 오프 재료로 반영되면서 달러를 조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실제로 올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4조6천86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물가가 상승했다"면서 "이에 중국은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위안화 약세에서는 수입물가가 올라간다. 이는 중국 경기 하강국면과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고 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는 "이 때문에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달러 조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는 내년 상반기 달러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가 올해 말까지 현금 보유를 늘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 연준은 내년 2분기까지 대차대조표를 확대하기 위해 매달 600억 달러의 단기 국채를 매입한다. 반면 미 재무부는 올 4분기에 3천810억 달러를 조달해 현금보유를 4천10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달러-원 FX 스와프시장과 CRS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FX 스와프·CRS 시장 하락세가 외국인의 대규모 재정거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FX 스와프포인트와 CRS 금리가 낮을수록 보험사의 환헤지 여건은 악화한다. 하지만 외국인의 재정거래 차익은 증가한다. 따라서 외국인의 원화채 수요가 유지된다면 외국인의 재정거래가 증가하면서 달러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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