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기존의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이 금리 인하를 이어가거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과는 크게 엇갈린 것으로, 정책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릭스방크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0.25%에서 0%로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지난달 밝혔었다. 동시에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계속 유지하는 게 금융 시스템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웨덴은 일찍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한 곳이다. 릭스방크가 기준금리를 0%로 끌어올린다면 최근 수년간 비전통적으로 경기를 부양한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발을 빼는 경우가 된다.

유럽중앙은행(ECB)만 해도 지난 몇 달 간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하며 마이너스 영역으로 끌어내렸고, 스위스와 일본, 덴마크 등도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플러스 영역이긴 하지만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릭스방크의 금리 인상은 자국 통화인 크로나화의 움직임과도 연관이 깊다.

크로나화는 미국 달러 대비로 다른 주요국 통화보다 지난 2년간 낙폭이 컸다. 지난 2017년 연말 이후 달러 대비 약 15% 하락했는데, 릭스방크가 지난달 금리인상을 시사했음에도 통화 가치는 오르지 못했다. 당시 크로나화는 금리인상 계획 발표 직후 0.8% 상승했으나 장 마감 무렵 강세를 다시 반납했었다.

통화 당국의 의도와는 다르게 통화 가치가 강세 흐름을 타지 못한 셈이다.

스웨덴은 수출 의존도가 커 통화 약세 흐름은 국가 경제에 이로울 수 있다. 지난 2014년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한 것도 통화 강세를 막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도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예상만큼 경기를 부양하지 못한다는 시각이 확산했고, 릭스방크에서는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가 가계의 과도한 차입과 자산 가격 인플레와 같은 비뚤어진 인센티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화 당국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인상하기 시작했다.

릭스방크의 기조 전환에도 환율 반응이 제한되는 것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생각만큼 중요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도 된다.

WSJ은 "더욱 중요한 것은 릭스방크가 양적완화의 하나인 채권 매입에는 계속 관여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노르디아의 안드리아스 스테노 라르센 수석 전략가도 "양적완화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릭스방크는 국채 매입을 오는 2020년 12월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지난 4월 언급한 바 있다.

리피니티브의 설문에 따르면 스웨덴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외환 전문가들은 큰 우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크로나화가 올해 연말까지 소폭의 약세를 보인다고 관측했다.

ING은행의 페트르 크르파타 외환 애널리스트는 "크로나화가 회복되려면 글로벌 성장과 글로벌 무역 전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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