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내년에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국내 채권 매수세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비중 축소 등으로 채권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현금흐름 악화, 해외채권 투자 등으로 원화 초장기채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앞두고 보험사가 듀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원화 초장기채 매수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의 평균 국내 장외채권 순매수는 2015년 3조1천645억원, 2016년 3조9천145억원, 2017년 4조3천263억원, 작년 3조805억원, 올해 1조6천873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평균 국내 장외채권 순매수는 2015년 6조2천466억원, 2016년 4조3천395억원, 2017년 4조2천917억원, 지난해 2조5천366억원, 올해 2조7천451억원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장투기관의 채권 투자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비중 축소 등으로 채권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기 자산배분상 국민연금의 채권 비중은 꾸준히 감소 중"이라며 "2020년 국민연금 운용 계획상 국내 채권 비중은 현재보다 3%포인트 감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흐름에서 국민연금 여유자금 배분상 국내채권 집행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영향 등으로 연기금의 채권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매수 둔화세는 중장기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 투자액을 올해 말 313조7천억원에서 내년 말 313조3천억원으로 축소한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 비중은 전체의 45.3%에서 41.9%가 된다.

국민연금이 국내채권에 배분하는 여유자금의 순증 폭도 감소한다. 내년 국민연금기금의 여유자금은 105조1천860억원이다.

내년 국내채권 여유자금 순증 폭은 16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국내채권 여유자금 순증 폭이 10조8천909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반면 해외주식 여유자금 순증 폭은 21조100억원, 해외채권 여유자금 순증 폭은 12조8천305억원이다.

보험사는 수지차 감소, 해외채 투자 등으로 원화 초장기채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생명보험사의 보험수지차는 2013년 226조1천326억원, 2014년 181조9천483억원, 2015년 196조1천23억원, 2016년 198조1천39억원, 2017년 120조8천402억원, 지난해 40조1천961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올해와 내년에도 보험수지차가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수지차는 수입보험료에서 지급보험금과 사업비를 빼서 구한다.

또 보험사가 해외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원화 초장기채 매수세가 둔화할 수 있다.

달러화 채권은 원화 채권보다 장단기 금리 차이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크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외환(FX) 스와프가 개선되면 해외채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보험사의 원화 채권 수요가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2022년 IFRS17과 K-ICS를 앞두고 보험사가 듀레이션을 확대하기 위해 원화 초장기 국채를 매수할 것이란 얘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보험사는 IFRS17과 K-ICS에 대비하기 위해 듀레이션을 관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험사가 원화채를 매수할지, 외화채를 매수할지는 국내 채권시장과 FX 스와프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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