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의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연기될 경우 초장기 국고채 수익률 곡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초장기채 발행 물량이 급증한 데다 IFRS17 도입 연기 재료가 더해져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과 시장에 미리 반영된 재료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맞섰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말 열리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이사회에서 IFRS17 도입 재연장을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인포맥스가 전일 오전 9시11분 송고한 'IASB, 내달 말 이사회 개최…IFRS17 연장 논의 가능성' 기사 참조)

IASB는 2018년 11월에도 이사회를 열어 IFRS17 도입 시기를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연기한 바 있다.

채권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IFRS17 도입이 초장기 금리에 미칠 영향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IFRS17 도입 연기 결정에 여유가 생긴 보험사가 듀레이션보다 수익률에 신경을 쓸 경우 매수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 자산 듀레이션을 채워야 하는 보험사들의 부담이 덜해지는 것은 사실이다"며 "올해는 초장기물 발행 확대에다 스와프 시장 환경, IFRS17 도입 연기까지 겹쳐 10년 대비 30년 스프레드가 플러스(+)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일 국고채 30년의 민평금리는 1.665%로, 10년 금리(1.696%)를 3.1bp 밑돌고 있다. 통상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DB금융투자 추정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평균 자산 듀레이션은 작년 말 기준 9년 정도다. 연간 증가 속도는 0.7년 정도로 추산된다.

문 연구원은 "IFRS17 도입이 2023년으로 연기된다면 자산 듀레이션이 남은 기간 2년 정도 늘어날 수 있다"며 "자산 듀레이션이 11년 정도라면 건전성 규제를 따르는 유럽계 보험사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IFRS17 도입 연기 가능성이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초장기물의 발행 물량이 조정될 여지가 있는 점도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기획재정부는 장기투자자협의회에서 보험사와 연기금의 초장기물 수요를 확인한 후 발행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수요가 줄어들면 이에 맞춰 공급도 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첫 장기투자자 협의회는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 담당자들 사이에서 IFRS17 도입 연기 가능성은 계속 얘기되던 사안이다"며 "논의 진행 정도에 맞춰 매수 속도도 조절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기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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