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12월 회의 이후 오디오 피드 자료 제공 중단

12월·1월 회의 수초 전 외환 선물거래량 급증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파운드화 가치가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 급등하는 이상 거래가 또다시 감지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지난 1월 30일 BOE 통화정책 회의 직전 나타난 이상 거래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WSJ이 자체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에도 이례적으로 파운드 선물 거래량이 폭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BOE는 지난 12월 회의에서 작년 초부터 데이터 단말기를 통해 제공되는 메인 오디오 및 비디오 자료의 백업용 오디오 자료가 제3의 공급업체에 의해 잘못 사용됐다며 앞으로 시장에 민감한 기자회견의 오디오 자료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TV 기자회견 방송보다 더 빠르게 관련 내용을 제공받는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조치이다. 하지만 BOE가 이 같은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12월과 1월 회의 직진에 파운드 선물거래량이 급증하는 이상 거래가 나타났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저널에 따르면 12월 19일 BOE가 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하기 10초 전에 파운드-달러 3개월 선물 거래량이 1초 만에 한 자릿수 거래량에서 300계약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달러 3개월물 선물도 결과 발표 10초 전에 1.3090달러에서 1.3113달러로 올랐다.

BOE의 금리 동결 성명이 발표된 후 파운드는 달러화에 0.5%가량 급등한 후 런던시간 오후 4시경에 0.3% 오른 1.3029달러에 거래됐다.

해당 회의에서 BOE는 제3의 업체에 오디오 피드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월 회의에서도 회의 직전 파운드-달러 선물 거래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의 알렉스 쿠로브 교수는 "지난 두 번의 회의 결과가 나오기 10~15초 전에 거래량이 크게 늘고 가격 변동이 확대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보통 회의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는 거래량이 매우 적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파운드화의 이러한 움직임은 누군가가 미리 회의 결과를 알고 거래에 나섰거나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은 결과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선물 거래량은 중앙은행 회의 결과 전에 크게 낮아졌다가 회의 결과가 나오면 크게 늘어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BO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나 유럽중앙은행(ECB)과는 달리 회의 결과를 하루 늦게 발표한다. BOE는 결과 발표 2시간 전에 기자들에게 BOE 본관 건물 지하에 한 개의 전자 장비만을 갖고 들어가게 하며 기자들은 종이로 된 회의 결과를 받아 이를 기사화한다.

기사는 런던시간으로 정오에 공표되며 이때 BOE 직원이 인터넷을 재연결하면 곧바로 언론사들은 기사를 송고한다.

지난달 미 노동부도 3월부터 경제 지표를 웹사이트에 게시하는 방식으로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내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되지 않는 락업 룸(lockup room)에서 자료가 공표되기 30분~1시간 전에 자료 분석과 수치 비교를 위해 경제 지표를 사전에 제공하던 관행에 제한을 두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는 이들에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공식 발표 시간에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시장에 민감한 자료를 수초 빨리 받던 관행을 없애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