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최진우 윤시윤 기자 = 환율과 물가 수준을 고려한 한국의 구매력이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7년 기준 4만1천1달러, 일본은 4만827달러로 집계됐다.

2018년은 한국이 4만2천135달러(잠정치)로 일본은 4만1천501달러(잠정치)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가 3일 오후 1시 57분 보도한 'OECD "한국 1인당 GDP, 일본 추월했다…2017년 PPP 기준부터" '제하의 기사 참고)

PPP 기준 1인당 GDP는 나라마다 다른 물가나 환율 수준을 반영해 실제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같은 1달러로 물건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물가가 비싼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간에 살 수 있는 양이 다르다. PPP 기준은 이러한 차이를 제거해 실제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것은 1인당 GDP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명목 GDP는 한국을 몇 배 앞서지만, 환율과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이를 앞섰다는 의미다.

작년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2023년께 PPP 기준 1인당 GDP가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몇 년을 앞당긴 셈이다.

IMF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잠정) 한국의 1인당 PPP 기준 GDP는 4만4천740달러, 일본은 4만5천546달러로 일본이 약간 앞선다.

한국이 일본을 바짝 추월한 데는 한국은 PPP 기준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OECD 자료에 따르면 PPP 기준 명목 GDP는 2013년 한국이 1조7천269억달러에서 2018년 2조1천745억달러로 25% 증가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4조9천670억달러에서 5조2천475억달러로 5.6%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인당 GDP는 물가를 고려한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소득이 일본 사람들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 물가가 싸면 실질 구매력은 더 높다"라며 "최근 일본의 생필품 가격이 많이 내려가서 구매력이 더 높아졌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동안 가격 수준 자체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실질 구매력 기준으론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 국민보다 개인적으로 더 부유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PPP로 보면 우리나라 물가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구매력이 더 향상되니 추월할 수 있다"라며 "1인당 국민총소득(GNI) PPP 자료를 보면 일본은 4만1천501달러고 우리나라는 4만2천136달러지만 물가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같은 소득으로 지출할 여력이 더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매력 기준 환율은 산정하는 기관마다 조금씩 상이하다"면서도 "다만, 재화와 서비스의 상대적 가격을 반영한 1인당 GDP는 이미 우리나라와 일본이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은 국제기구나 전망기관 등 대부분 기관의 공통적인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금융위기 이후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엔저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잃어버린 30년 이후 고령화와 구조적 요인 등으로 성장률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경기침체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작년 4분기 일본의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1.6% 감소(연율 -6.3%)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1분기에도 일본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올해 일본이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ysyoon@yna.co.kr,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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