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대적인 돈 풀기 조치에도 하락한 데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코로나 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2조달러 부양책 의회서 논란…정책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상원이 마련한 경기부양책은 논의를 거듭하며 거의 2조달러 규모로 확대됐지만,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을 압도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합의가 근접했다고 밝혔으나, 지난 24시간 동안 열린 상원의 두차례 절차 표결이 모두 부결되면서 합의 불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연준은 이날 양적 완화(QE)를 무제한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고 회사채를 매입하는 추가 조치도 여러 개 내놨다. 연준의 회사채 매입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또 미국 재무부는 상원과 마련한 경기부양책에 재무부의 외화안정기금(ESF)의 규모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ESF는 연준이 발표한 여러 대출 기구에 재원이 되는 것으로 현재 이는 940억달러 정도지만, 재무부는 이를 2천억달러 증액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우리 자금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미국 근로자와 경제를 지원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의회의 추가적인 자금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연준이 코로나19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단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재정정책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서둘러 정부의 재정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의 폴 히키는 CNBC에 "연준의 조치가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지만, 시장이 지속적인 개선을 찾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경제가 다시 살아날 때이거나 혹은 적어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실질적인 길을 마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길은 바로 재정부양책을 마련해 경제를 다시 복구시키는 일을 말한다.

도널드 쿤 전 연준 부의장 겸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AP에 연준이 내놓은 방안은 "금융시장과 기능, 신용 흐름 등 많은 부문을 커버하는 포괄적이며 훌륭한 정책이다"라며 "연준이 내가 우려했던 부문을 가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핵심은 재정적 대응이 곧바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의회가 연준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장 안정 자금에 재원을 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트윗 불안 촉발…경기침체 우려 지속

CNBC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련의 트윗이 시장 불안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치료제가 문제 자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며 "15일간의 기간이 끝나면 우리는 우리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치료제가 활용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의료진들이 코로나에 말라리아 치료제를 사용해 100%의 치유율을 보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로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트윗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경제에 미치는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도입한 15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수도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만을 타깃으로 한 다소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가 통제되기도 전에 규제를 완화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해야 한다는 보건당국의 의견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뉴욕주의 확진자는 하룻밤 사이에 5천명 이상이 늘어난 2만909명으로 사망자도 157명에 달한다.

미국 내 확진자수도 4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472명에 달해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24%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모건스탠리는 -30%를 예상했다.

MRB 파트너스의 프라자크타 비데 전략가는 "경제가 3월에 갑작스러운 침체에 진입했다고 말해도 충분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8 주내에 코로나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 있는 진전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람들과 기업들이 경제가 정상화되기 시작했다고 안심할 근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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