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조원짜리 시장' 내준 거래소, 야간선물 중단 영향은
'하루 3조원짜리 시장' 내준 거래소, 야간선물 중단 영향은
  • 정선영 기자
  • 승인 2020.04.0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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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기능 상실, 밤에 생기는 해외 이벤트 대응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거래소가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ME)를 통해 이어오던 야간 코스피200지수 선물 시장이 문을 닫는다.

코스피200지수선물 야간 시장은 2009년 11월에 시작해 10년간 지속한 시장으로 하루 평균 3조 6천억원 정도 거래돼 왔다.

하지만 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 30% 상한을 조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야간선물은 7일부터 중단된다.

미국 법률상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중 특정 기업이 30% 이상이 되면 소수집중형 지수(Narrow-based Index)가 돼 종전의 상품거래위원회(CFTC)와 함께 증권거래위원회(SEC) 공동 관할로 변경된다. (연합인포맥스가 4월2일 송고한 '4월부터 코스피200선물 美국적투자자 거래 제한…CFTC승인 철회' 제하의 기사 참조)

증시 전문가들은 7일 야간 코스피200선물 시장 중단이 그동안 해온 시그널링 기능이 상실되고, 아시아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켓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또는 아시아마켓에 대한 헤지 거래를 할 때나 개인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미국 및 유럽시장 이벤트에 대응하고, 당일 거래에 대해 보완을 할 때 이용해왔다.

정규 시장에서 거래한 내용이 매칭시스템인 Globex를 통해 연속적으로 거래되는 구조기 때문에 당일 정규시장에서 보유한 미결제 약정을 그대로 야간선물 시장에서 청산하거나 신규 미결제 약정을 확보할 수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야간 코스피200선물 시장은 정규시장과 연속성을 갖는 시장이어서 시장 중단으로 정규 코스피200선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변화는 없다"면서도 "다만, 야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시장 정보의 획득이 차단되며, 야간시장에서 정규시장으로 전달되는 해외시장의 충격수준을 가늠하는 시그널링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야간선물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정규시장에 거래 불가능한 아시아마켓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투자수단이었다"며 "중단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정규시장에 참여해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고, 글로벌 매크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형 투자자들이 한국 정규시장 선물 거래에 참여해 추세 추종형 매매를 유발할 경우 국내 또는 아시아 변수에 집중하는 정규 시장 투자자들과 충돌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야간선물 거래가 중단되는 것은 정규시장 버퍼(buffer) 역할의 실종을 의미한다고 봤다.

이에 코스피200선물 정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일평균 3조원 거래 시장의 상실로 위탁거래 회원사들의 실적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규 코스피200선물 시장의 10% 수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국내 회원사를 통해 청산 결제를 수행해야 하므로 야간선물을 중개하는 증권, 선물 회원사 입장에서는 영업실적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코스피200대비 상대적 언더퍼폼으로 비중 하락이 있지 않는 한 당분간 코스피200 야간선물 거래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그간 야간선물이 야간 미국, 유럽 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함에 따라 코스피200 지수 시초가 형성에 영향을 줬던 것이 사실이므로 야간선물 부재에 따라 장초반 지수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야간선물 상장 폐지에 정규 거래 시간 예측 기능 상실과 정규거래 포지션 정리에 따른 종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일 18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의 야간거래가 중단됨에 따라 코스피 200지수, 나아가 코스피의 시초가를 예상해 볼 수 있었던 지표가 사라졌다"며 "밤에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야간선물을 통해 다음날 시장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어려워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요즘처럼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시기에는 증시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렉스(Eurex)에 상장된 미니 코스피 200 야간 선물 및 코스피 200 야간 옵션을 통해 거래할 수 있지만 CME에 비해 규모가 작아 예측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다만, "야간선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증시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 비중 상한 30%를 조정하지 않기로 한 대신 코스피200 야간선물 시장을 내준 것에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미국 SEC가 공동으로 관할권을 행사하면서 SEC에 등록되지 않은 거래소는 미국 내 시설을 통한 거래 체결이 불가능하지만, 거래소가 SEC와 직접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움직임은 아직 없다.

사실상 미국 CME를 통한 야간선물 시장을 다시 열기 위한 방도는 아직 없는 셈이다.

이에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유렉스 상장 상품 확대나 자체 운용 등의 우회적인 방안만 내놓고 있다.

거래소는 "CME를 통한 글로벌 거래 중단에도 코스피200선물(미니선물 포함) 정규시장은 계속 운영되므로 시장 참가자는 정규 시장을 통해 거래를 지속할 수 있다"며 "투자자 야간 파생상품 거래 편의 제고와 투자기회 확대를 위해 유렉스(Eurex) 상장 상품 확대, KRX자체 시스템을 통한 운영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y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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