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등락하고 있다.

역송금, 달러 매수 및 저가매수도 활발히 나오는 한편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달러 매도 물량도 나오며 수급 여건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율이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가운데 수급 여건마저 팽팽히 대립하는 셈이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번 주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환율이 꾸준히 레벨을 낮추고 있지만, 1,210원 후반대의 하단은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에도 시장의 비드(매수) 심리는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레벨을 낮추면서 달러 저가 매수가 들어오고 있고,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도 꾸준히 들어오면서 환율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배당금 경계도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지지하는 재료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증권사의 달러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으나 실수요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추가로 하락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주가가 폭락하자 증권사들의 유동성 문제에 달러 매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발생하며 달러-원 환율을 1,300원 언저리로 급등시킨 바 있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자 증권사들은 달러 매수에서 매도 수요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번 주 들어 증권사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데, 비드 심리가 살아있으니 달러-원 환율의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며 "네고 물량이 많지 않고 결제가 많아서 1,215원 부근의 하단이 단단하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3월에 1,300원 부근으로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증권사 매수가 4월 들어 자산 가격 반등에 매도로 돌아 수급에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발 경제 둔화 우려, 기업 1분기 실적 악화, 4월 외인 배당 관련 수요에 환율의 하단은 1,200원대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상 여건이 팽팽하게 맞물리면서 향후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은 결국 시장 심리와 주식시장 흐름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고 둔화 국면에 들어서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수급상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 결국 환율의 방향성은 심리 싸움인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주시하고 있고 이 사태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에 따른 위험 선호 심리 회복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800선을 회복한 코스피가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시장의 비드 심리가 거세져 달러-원 환율이 위로 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은 하단이 계속 지지되는 모습인데, 증시가 반락으로 돌아서면 기존의 시장 비드 심리가 합쳐져 상승 모멘텀이 강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환시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안감이 아직 이어지고 있고, 비드가 매우 강한 상황"이라며 "코스피가 1,900선을 뚫고 안정적으로 반등한다면 시장이 안도하겠지만 아직은 불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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