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채권(정크본드) 시장에 개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UBS는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를 통해 "연준이 정크본드를 매입한다면 대차대조표의 회복력이 가장 강한 BB등급의 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미국 정크본드 시장의 규모는 1조2천억달러에 달한다.

연준은 본질적으로 긴급 대출 프로그램에 투자등급 미만의 기업을 포함하는 것을 꺼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이미 상당한 재정 압박을 가진 기업은 경기 둔화기에 대거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UBS는 "연준이 긴급 대출 프로그램의 대상을 확대해 지불 능력 리스크를 다룰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BB등급은 예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정크본드를 연준의 직접 매입 대상이 되는 투자등급 채권처럼 취급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BB등급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2015~2016년 유가 폭락에 따른 신용 위기 당시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UBS는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정크본드를 사들이는 게 이례적인 게 아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내 투자등급 미만의 채권을 약 4%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부채가 상당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고용을 위해 지불하는 값비싼 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연준은 이를 경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정크본드까지 매입한다면 고용뿐만 아니라 재정 여건을 지원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채가 많은 기업을 중앙은행이 지원할 경우 기업의 도덕적 해이로 저렴한 부채의 늪에 빠져버릴 위험이 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 "UBS의 진단은 중앙은행이 긴급 대출 프로그램에서 고금리채권 기업을 제외하는 게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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