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 대비 큰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규모가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평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ELS 발행 잔액(외화 포함)은 공·사모 합쳐 6조1천5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의 ELS 발행 잔액은 삼성증권에 이어 증권업계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크다.

한국투자증권의 ELS 자체 헤지 비중은 약 50%로 추산됐다.

코로나19발 불확실성으로 지난달 유로스톡스50지수 등 기초자산이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자체 헤지 비용이 부담되고 있다.

지난달 지수 급락으로 증권사들에 대한 ELS 마진콜(추가증거금 납부)이 실시됐는데, 대신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의 ELS 마진콜 비용이 약 860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타사 대비 규모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채무보증 잔고는 약 4조원으로 추산됐다.

채무보증은 매입확약, 매입보장약정, 지급보증, 채무 인수 약정으로 이뤄진다. 이중 매입확약은 유동성 공여와 유동화 증권에 부실 발생 시 신용공여도 제공하는 계약으로, 증권사에 리스크가 크다.

한국투자증권의 매입확약 비중은 자기자본 대비 약 64%로, 타사(자기자본의 약 45%)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업종인 항공, 해운업 등에 대해 가진 신용 익스포져는 약 1천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의 약 3.4% 수준으로 항공업에 1천170억원, 해운업에 393억원의 익스포져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을 웃돌고 있지만, 3개월 단기 유동성 비율이 타사보다 낮은 점도 우려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3개월 유동성 자산과 부채 간의 비율은 118.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3개월 유동성 자산은 21조5천180억원, 3개월 유동성 부채는 18조2천350억원이었다.

자기자본이 비슷한 4조~5조원대 증권사인 NH투자증권(147.2%), KB증권(133.6%), 삼성증권(125.7%)보다 낮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1,260.08%로, 2018회계연도의 1016.93%보다 대폭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500%의 두배를 웃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최근 5년간 브로커리지에서 기업금융(IB), 자기자본(PI) 위주로 크게 변화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은 성역이 없는 거의 전 부분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했을 때의 유동성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어 결론적으로 이 모든 여파가 종료되기 전까지 증권사의 실적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 유동성 비율은 기준치 이상을 유지하고, 유동성 갭도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단기자금 조달 역시 무리 없으며, 추후에도 시장 및 재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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