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의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았지만, 미국 증시는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일(현지시간) 경제가 나쁜 데도 주가가 오르는 것을 다음과 같은 5가지 이유로 정리했다.



◇ V자형 경제 회복 기대

첫째 V자형 경제 회복에 대한 베팅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우울한 경제 지표는 이미 지나간 것이라며 주별로 경제가 재개됨에 따라 빠른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KBW의 R.J 그랜트 주식 트레이딩 디렉터는 "사람들이 이것이 바닥이라고 베팅하고 있다"라며 "시장이 경제적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뉴욕주가 경제 재개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번 주말까지 47개 주가 봉쇄 조치를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많은 투자자가 이미 8일의 고용 지표 악화를 예상했다. 실업보험 수당 청구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가스 수요, 스타벅스 앱 모바일 다운로드 건수, 레스토랑 예약사이트 오픈 테이블을 통한 레스토랑 유동량 등을 분석한 결과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작은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은 "생활이 일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작지만, 초기 신호들이 있다"라며 "경제가 재개되고 소비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이러한 회복의 작은 신호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형주로의 쏠림 지속

최근 주가 상승은 대형 기술주로의 쏠림 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11년간의 강세장 동안에도 대형 기술주들은 빠르게 상승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최근에도 이 같은 흐름을 대형 기술주들이 주도하고 있다.

JO 함브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조르조 카푸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체 시장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일부 기업에는 최고의 시기지만, 다른 기업들에는 최악의 시기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 5대 기술주들이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에 달한다. 이러한 기업들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재택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수혜를 입고 있다.

올해 들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9%, 17%에 달한다.

반면 에너지 관련주의 전체 시총 비중은 3%에 그친다. 에너지 섹터는 올해 들어 35%가량 하락했고, 이들은 시장의 반등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했다.

S&P500지수는 여전히 올해 들어 9.3% 하락한 상태이며, 팩트셋에 따르면 모든 기업에 같은 비중을 부여할 경우 S&P500지수는 아직도 16.8%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일부 기술 기업들로의 쏠림은 실망스러운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전체 시장을 흔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 실적 기대 여전히 높아

세 번째, 코로나 19에도 기업 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에 기업들의 순익이 14%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2분기에는 41% 급감하겠지만, 내년 1분기에는 13%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실적 전망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 동안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코로나가 펀더멘털에 미치는 타격을 무시해가고 있으며, 2021년 회복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식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며 내년 상반기에는 시장이 이전 고점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 오랜 습관은 바뀌지 않아…TINA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는 이번 빠른 회복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 반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경제를 떠받치는 조치를 시행하고, 이는 투자자들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경제가 빠른 반등을 맞게 된다면 랠리에 동참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시장의 수혜를 제대로 못 누릴 위험을 안게 된다.

이 같은 우려가 시장의 랠리에 동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과거의 경험이 한몫하고 있다.

더구나 주식 투자를 하던 이들에게 주식에서 빠질 경우 그 외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없다(TINA:There Is No Alternative to stocks)는 점도 이 같은 흐름에 일조하고 있다.

로이트홀트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 등식에서 양면적 위험이 생기기 마련이다"라며 "바이러스가 계속 증가할 수도 있지만, 다른 쪽에서도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 근방에서 움직이고,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마이너스금리 가능성에도 베팅하고 있다.

그랜트 디렉터는 "수익을 내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사람들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679% 수준이며, S&P500지수의 배당수익률은 2% 정도로 배당수익률만 보더라도 증시가 우세다.



◇ 연준의 지지

연준과 미국 정부가 시행한 조치들이 최근 시장 랠리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기꺼이 개입할 뜻을 시사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기꺼이 개입하겠다는데 시장이 하락할 것에 베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폴슨은 "사람들은 주식시장에 퍼부어진 정책의 규모를 잊을 수 없다"면서 이러한 경험이 다시 투자자들을 주식시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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