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드가이던스·자산매입·YCC 등 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9~10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준은 당장 6월 회의에서 추가 조치를 내놓기보다 추가 조치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연준 당국자들의 최근 인터뷰나 발언 등으로 볼 때 기존 전략을 다시 조정하는 데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경제가 최근 이벤트를 이겨내고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길로 들어섰다고 자신할 때까지 이 목표 금리 범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러한 가이던스는 4월 회의에서도 유지됐다.

최근에는 연준이 이러한 가이던스에 시기를 명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당장 새로운 변화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 한 온라인 포럼에서 "이번 경제가 어떠할지, 잠재적으로 반등이 어떤 모습일지를 감지하는 데 약간의 시간(some time)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온라인 대담에서 "우리가 현재 있는 곳과 우리가 가는 길이 편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해 현 정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봉쇄에 따른 경기 악화로 연준은 금융위기 당시 시행한 다양한 정책들을 일제히 꺼내 들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초래된 경기 둔화는 이전의 위기 때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낸 윌리엄 더들리는 "연준은 팬더믹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경제 부진이 얼마나 오래갈지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정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경제 전망치와 금리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3월 회의가 긴급회의로 대체되면서 경제 전망과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는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언제까지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지를 보여주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자산매입의 속도와 관련해 추가적인 정보가 제공될지 주목하고 있다.

또 최근 당국자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YCC·Yield Curve Control) 정책을 통해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지도 관심사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최근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수익률 곡선 정책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연준이 이를 사용할 경우 포워드 가이던스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재무부의 국채발행 확대로 높아진 금리 상승 압박을 포워드 가이던스나 수익률 곡선 제어 방식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러한 한도를 설정하는 것은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팬데믹 부양책을 조달하기 위해 상당한 양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해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3월 초 시행한 대규모 자산매입과 관련해서 추가적인 힌트를 줄지도 주목된다.

연준은 지난 3월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 규모를 7천억달러에서 무한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최근 들어 매주 매입 규모를 축소해왔다. 연준의 국채 매입 규모는 9주 전에 주당 3천750억달러에서 4주 전에는 500억달러로, 지난주에는 25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연준은 이번 주부터 주당 225억달러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시장 기능이 개선됨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조정해왔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추가적인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더들리 전 총재는 연준이 시장 기능이 개선됨에 따라 자산 매입 장치를 변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과도기에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약간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그들이 자산매입에 대해 명확히 해주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며 "우리가 왜 그것을 하고 있고,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규모로 할지" 등에 대한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뉴욕 연은 조사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미래의 연준 자산 매입 규모와 관련해 다양한 추정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잠재적으로 중앙은행의 의도에 대해 시장에서 다양한 혼선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서도 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추기 위해 포워드 가이던스를 활용해왔다. 그러나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심리는 적어도 3~4년간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가이던스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서는 연준의 최근 과정은 경제 변화에 연준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보여줬다며 이에 따라 더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즉시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이미 우리에게 물가 상승률이 팬데믹이 오기 전에 2%를 웃도는 수준을 보길 원한다고 말해왔다"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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