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은 미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음을 시사하고 하고 있다고 CNBC가 채권 전략가들의 말을 인용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10년물 채권금리는 0.70%를 밑돌던 수준에서 단번에 0.77%까지 올랐다. 이는 4월 중순 수준이다.

ADP가 발표한 민간 고용자 수가 5월 276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와 당초 9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ADP 고용은 미 노동부의 월간 고용과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종종 선행 지표로 간주된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노동부의 5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833만개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19.5%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노동부의 고용지표는 오는 5일 발표된다.

이날 ADP 고용이 발표된 이후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고용 전망치를 수정했고, 골드만삭스는 4일 예정된 주간 실업보험청구 건수를 확인한 후에 새로운 전망치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MUFG 유니온뱅크의 크리스 럽키 수석 금융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이 죽은 채로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일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ADP 보고서로 일어난 것이지만, 채권시장은 항상 다른 시장이 ADP 보고서를 중시하지 않을 때도 해당 보고서에 매우 강한 반응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도 가팔라지고 있다.

이는 단기물 채권과 이보다 더 장기물인 채권금리 간의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이자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수익률 곡선이 반대로 평평해지면 경제가 악화하고 있거나 시장이 침체를 금리에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채권금리는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추고 경기가 대공황 수준으로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크게 하락했다. 연준이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한 점도 금리를 낮은 수준에 가뒀다.

그러나 이날 10년물 금리는 지난 4월 16일 이후 붙잡혔던 박스권을 벗어났다.

BMO의 존 힐 채권 전략가는 "최악의 경기 타격이 지나갔을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인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는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는 의미는 아니며,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한다거나 양적 완화가 끝났다는 의미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힐 전략가는 "정말로 나쁜 지표가 5월이나 혹은 6월까지도 연장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라며 "여전히 실업률은 20%에 달하고 고용은 80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수치는 망연자실하게 만들 정도로 나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더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힐 전략가는 주가는 그동안 빠르게 상승했지만, 채권금리는 그러지 못했다며 10년물 금리가 연말까지 1%나 혹은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5년물과 30년물 채권 스프레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프레드는 118.2bp까지 벌어졌다.

힐 전략가는 10년물 금리가 박스권을 깼다는 것이 중요하며 스티프닝에 기술적 돌파가 더해지면 가격 움직임은 평상시를 웃도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다른 견해도 있었다.

럽키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이번에 최악은 끝났다고 말하고 있어 약간 어리둥절하다"라며 "경기 악화의 규모가 너무 커서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해서 과거 있던 것 수준만큼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너무 깊게 내려왔다는 점에서 다시 올라가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를 위한 최선의 해법은 백신이 나오거나 코로나바이러스가 더는 위협이 아니라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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